[이슈+] 초심 잃은 '무한도전', 그 옛날 '몸개그'가 그립다

윤기백 2015. 3. 28. 17: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MBC 대표 예능 '무한도전'이 식스맨 특집으로 화제의 중심에 올라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끈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패러디한 '식스맨' 특집은 노홍철을 대신할 제 6의 멤버를 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1명의 후보가 공개됐고, 그중에서 8명의 최종 식스맨 후보들을 선별했다. 이는 오늘(28일) 방송분에서 공개될 예정으로, 위기대처능력 등 다양한 평가를 통해 최종 멤버로 추려낼 모양이다.

어쩌면 지금 이 시점의 '무한도전'에게서 새 멤버 찾기란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일 수 있다. 노홍철의 부재로 '무한도전'의 활력이 감소한 것도 사실이고, 점점 평균 연령이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고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큰 웃음을 선사할 수 없는 상황. 그래서 더욱 새 멤버 찾기가 절실할 때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무한도전'은 전진, 길 등의 추가 멤버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추가했고, 정재형, 데프콘, 서장훈 등의 뉴페이스를 등장시키며 기존 멤버들에게서 볼 수 없는 매력과 재미를 끄집어냈다. 주로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함께 게스트의 예능적 역량에 의지한 부분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무한도전'은 10주년 5대 기획으로 ▲10주년 기념 포상휴가 ▲무한 상사 블록버스터 ▲무한도전 가요제 ▲우주 여행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인 만큼, 남다른 스케일과 독특한 기획력으로 특별한 10년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 바로 초심이다. 입으론 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온 몸을 다 바쳐 큰 웃음을 선사하겠다'고 외치지만, 정작 '무한도전'은 10년 차 예능이란 무게감에 더 크고 화려한 특집만을 준비하고 있다. 멤버들도 늘상 '프로젝트'란 단어를 입에 담으며, 프로젝트 없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 아닌 것처럼 말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한도전'은 질적으로 성장할수록 재미는 떨어지고 있다. 그 자리엔 눈물과 감동만 가득차 있는 상태다.

2007년 6월이었던가. '무한도전'은 야심차게 모내기 특집을 준비했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인해 '비 특집'을 준비했다. 당시 방송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무한리 마을회의, 모내기 체험, 무한리 노래자랑, 영농 후계자 선발 게임, 논두렁 달리기 등 다채로운 코너를 준비했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최고의 명장면은 논두렁을 달리던 멤버들의 모습이다. 질퍽질퍽한 논을 달리면서 벌이는 몸개그의 향연이 지금의 '무한도전'을 만들어냈다.

뿐만 아니다. 차태현이 게스트로 출연한 '알래스카 특집'에서는 '무한도전' 뮤직의 시초라 표현할 수 있는 '하나마나송'이 탄생했고, 세계적 축구선수 앙리가 게스트로 출연한 '앙리 특집'에서는 물공헤딩을 선보이며 빵빵 터지는 몸개그를 탄생시켰다. 그러면서 박명수, 정준하의 '하와 수', '어색한 뚱보' 형돈이, 하하와 노홍철의 '간신1', '간신2' 캐릭터 등 남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배꼽을 연신 자극했다.

물론 시대적 상황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프로그램도 진화해야 한다. 언제까지 구시대적(?) 개그를 선보일 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경우는 다르다. 몸개그와 말개그, 그리고 독보적인 예능 캐릭터의 조합이 국민 예능 '무한도전'을 탄생시켰다. 사회를 움직이는, 그리고 예능을 주도하는 새로운 트렌드 예능의 성장도 좋지만, 그 옛날 아무 생각없이 보고 웃을 수 있는 '무한도전'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엄청난 스케일, 예상 못할 거대 프로젝트도 좋지만, 그 옛날 함께 웃고 또 웃었던 '무한도전'의 참 맛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순 없을까. '악마의 아들' 박명수, '유반장' 유재석, '쩌리짱' 정준하, '간신' 하하 그리고 지금은 그녀석으로 불리는 '돌+I' 노홍철까지, 그때 그 '무한도전' 3D 버전이 참 그립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어제 뭐 봤니?▶HOT포토▶헉!이런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