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하이드 지킬, 나' 현빈·한지민 안쓰럽기까지 했던 이유3 [종영특집①]

2015. 3.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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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이쯤 되면 배우들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연기 구멍은 없었다. 비주얼은 말이 필요 없다. 소재도 신선했다. 화제성은 물론이다. 무조건 승산 있는 게임이었다. 그런데 웬걸. 보기 좋게 예상은 빗나갔다.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가 26일 방송된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현빈과 한지민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던 '하이드 지킬, 나'는 최악의 시청률은 물론 혹평을 얻고 쓸쓸하게 떠났다.

시작은 좋았다. '로코킹' 현빈과 '로코퀸' 한지민의 만남은 그 케미부터 남달랐다. 구서진과 로빈, 이중인격을 연기하는 현빈에 대한 기대와 한지민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기다렸다.

폭발적인 관심 속에 드라마가 베일을 벗었다. 첫 반응은 '당황스러움'이었다. 공을 들여 찍었다고는 하지만 첫방송에서 등장한 고릴라는 다소 쌩뚱맞았고, 전개는 진부했다. 그렇게 불안한 평가 속에 항해를 시작했다. 그 결과, 20회까지 드라마가 이어지는 동안 시청률은 계속해서 하락했고 화제성도 떨어졌다.

회가 거듭될수록 배우들이 안쓰럽기까지 했다. 기대작이었던 '하이드 지킬, 나', 문제점 세가지를 짚었다.

▲ 정체가 뭐야? 불확실한 장르

첫방송부터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첫회에서 강렬하게 남은 것은 각 인물이나 소재, 이야기가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극과 상관 없는 고릴라였다. 고릴라신을 공들여 촬영했다고 하니 관심도에 있어선 어찌 보면 성공이었으나 이로 인해 '하이드 지킬, 나'의 작품 색깔 자체가 처음부터 삐끗거렸다.

다행인 것은 회가 거듭할수록 진짜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통했다. 구서진과 로빈으로 분하는 현빈의 연기는 물론 사랑스럽고 통통 튀는 한지민의 매력은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의문의 사건이 미궁 속에 빠지며 스릴있는 전개가 이어져 점점 혹평도 사그라들었다. 경쟁작의 뜨거운 인기에도 고정 시청자층이 생겼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듯 했다. 장르가 다시 불확실해지기 전까지 말이다.

초반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스릴러 요소가 강해지자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로코물이 점점 스릴러물이 돼갔다. 달달한 장면은 지속되지 않았다. 뭐가 그리 급한지 로맨스를 즐기기도 전에 스릴러로 장르가 바뀌어 시청자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현빈, 한지민의 케미를 기대하던 시청자들은 정체성을 잃어가는 불확실한 장르 앞에 TV 앞에서 떠났다.

▲ 현빈-한지민만 있나? 부실했던 배우 활용

산으로 가는 이야기에도 시청자들을 TV 앞에서 미소 짓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배우의 힘이다. 까칠한 구서진과 다정한 로빈을 넘나드는 현빈의 이중인격 연기는 섬세했다. 몸은 하나인데 남주인공은 두 명이었다. 그만큼 현빈의 연기는 더 깊어져 있었다.

한지민 역시 '로코퀸'다웠다. 화면을 화사하게 만드는 발랄한 매력이 브라운관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두 현빈과의 케미도 흥미로웠다. 초반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거침 없는 모습 역시 신선하게 다가왔다.

현빈, 한지민 열연이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제작진까지 두 배우에게 너무도 집중했다. 현빈의 두 인격과 한지민이 삼각관계를 펼친다고는 하지만 두 배우에게만 이야기를 싣는 것은 전체적으로 무리가 있었다. 두 사람 외에도 한상진, 이승준, 성준, 혜리, 오나라, 이원근 등 개성 있는 배우들이 있었음에도 이들을 모두 활용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현빈, 한지민 분량만 많아졌고 드라마를 떠나 이들의 체력적 어려움도 커져 시청자들에게까지 느껴졌다.

▲ 시작부터 삐끗, 불필요했던 잡음

드라마 자체를 떠나 '하이드 지킬, 나'는 시작부터 외부적 잡음에 시달렸다. '하이드 지킬, 나' 원작자인 웹툰 작가 이충호가 첫회부터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 경쟁작과 소재가 비슷한 것으로 인한 비교는 감수한다 쳐도 계속되는 표절시비는 괜한 '하이드 지킬, 나'까지 좌불안석으로 만들었다.

이충호 작가와 '킬미 힐미' 간의 표절시비에 '하이드 지킬, 나'가 중간에 끼여 새우등이 터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공식 입장까지 내야 했다. 첫회에 대한 화제보다 경쟁작, 표절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이후 표절시비는 일단락 되는 듯 했지만 불필요한 잡음으로 인한 피해는 무시할 수 없었다.

'하이드 지킬, 나'는 여러모로 아쉬운 드라마다. 스타들의 섭외가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SBS의 앞선 드라마들이 증명한 바 있다. 결국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좋아야 다른 부분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하이드 지킬, 나'는 '좋은 재료를 가지고 이렇게밖에 요리를 못하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배우, 소재 등 훌륭한 재료로 씁쓸한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제작진은 다시 한 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하이드 지킬, 나' 출연진 및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에이치이앤엠 KPJ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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