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뢰' 김성균 "포블리? 살인마? 외계인 돼보고 싶어요" [인터뷰]

김진성 기자 2015. 3. 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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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배우 김성균(34)에겐 두 얼굴이 있다. 케이블TV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의 순박한 삼천포와 영화 '이웃사람'(2012)의 극악무도 살인마 사이를 오가는 남자. 좀처럼 맞닿지 않는 이질감을 자아내던 그의 캐릭터 소화력은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평범한 얼굴로 극과 극의 인물을 변주하는 데 능한 그가 이번엔 전혀 다른 두 얼굴을 한 그릇에 담아 돌아왔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범죄스릴러 영화 '살인의뢰'(감독 손용호 제작 미인픽쳐스)다.

김성균은 영화에서 연쇄살인범에 아내를 잃은 남자 승현을 연기했다. 단란한 신혼을 즐기던 평범한 은행원이었지만 아내를 희생당한 사건 후 복수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변하는 인물이다.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성균은 이 굴곡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보통 사람'이어야 된단 생각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김성균은 "극중 살인마 강천(박성웅)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코패스 같이 변해선 안됐다"며 "보통 사람이 아내의 죽음과 맞닥뜨렸을 때 독기를 품는 정도의 수준을 유지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맡았던 가해 캐릭터와는 다른 지점에 주안점을 둔 것.

전작들에서의 숱한 경험이 있으니 누군가를 해치는 연기도 그로선 제법 익숙하기도 하겠다 싶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그는 스트레스일 때가 많다며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성균은 "내 자신이 싫어지는 느낌이고 한 마디로 기분이 더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접 경험이지만 추악한 짓을 하는 모습을 내 추억으로 만들고 내가 했던 일이라 세뇌시키는 과정이다 보니 문득 스스로가 소름 끼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로 인해 일상이 파괴될 정도로 심각한 건 아니지만 문득 기억의 파편으로 떠오를 땐 괴롭다"고 밝혔다.

센 캐릭터 탓에 만들어진 이미지와 달리 실제의 김성균은 순한 사람이다. 이는 그와 작품을 함께한 김상경 박성웅을 비롯해 다수의 관계자들이 입 모아 전하는 평이다. 가해자 연기할 때의 표정은 그의 아내도 질색한다 할 만큼 사납지만 평소의 눈빛은 선한 편이고 말투도 착하다. 그런 그에게 극중 자신의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을 꼽아 달라 물었더니 그는 한참을 뜸을 들였는데 이는 쑥스러워 적절하게 회피할 답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를 기자에 들킨 김성균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여전히 스크린의 내 모습이 너무 이상하다. 도망가고 싶고 안 익숙해질 것 같다"고 겸허해 했다. 이토록 겸손한 배우이니 이번 영화에서의 연기 역시 순순히 만족하고 있을 리가 없었다.

"이번엔 가슴이 움직이는 대로 연기한 편이었어요. '그걸로 된 게 아닌가'라 생각하고 넘어갔죠. 그런데 완성된 영화를 보니 제 연기가 정리되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저것보단 더 큰 슬픔이었는데 제 모습이 슬퍼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고요. 100%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것 같아 부끄러웠죠. 능력은 안되지만 노련하게 연기했어야 했는데 마음만 신경을 쓰고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선 고민이 덜 됐던 것 같아요."

자만하지 않는 자세와 철저한 자기반성, 아마 이 두 가지가 지금의 그를 키운 힘이 아닐까 싶었다. 일에 있어선 이처럼 치열한 그이지만 김성균은 일상에선 두 아들과 놀아주고 요리하는 시간을 즐기는 평범한 남자라 한다.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며 베테랑 육아 스킬을 자랑한 김성균은 오는 8월엔 세 아이의 아빠가 된다.

'살인의뢰' 이후 영화 '여름에 내리는 눈', 촬영 중인 영화 '명탐정 홍길동'으로 관객과 만날 김성균은 "배우로서도 편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할 것 없고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한다"며 "성실하게 연기하는 배우로 평가받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늘어놓는 그였다.

영화에서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도맡아서 그렇지 그는 그렇게 보통의 남자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말미 "판타지물을 즐겨 본다"며 "SF 영화에서 외계인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이는 그를 보니 꼭 그런 것 같지만도 않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김성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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