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않여', '혜자킥'에 놀라셨습니까?[Oh쎈 초점]

입력 2015. 2. 27. 14:04 수정 2015. 2. 2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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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유진 기자] "작가가 아주 드라마를 신선하게 쓴다. 김인경이라는 작가를 왜 몰랐을까? 주목해 봐야할 작가라고 느꼈다."

JTBC '청담동 살아요' 이후 2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배우 김혜자가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2회 만에 관록 깊은 여배우의 혜안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는 죽은 남편 철희(이순재 분)의 내연녀 모란(장미희 분)을 발로 차 버리는 순옥(김혜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순옥은 일명 안국동 강선생으로 불리는, 재벌가 며느리들에게 요리를 가르치는 요리 강사다. 자신을 버리고 내연녀에게 가버린 남편의 빈자리를 대신해 두 딸을 키운 강인한 엄마이기도 하다. 인생에서 벌어졌던 불행한 일들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요리 강사로의 높은 명성을 누리며 조용한 삶을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또 다시 큰 사건이 들이닥쳤다. 둘째 딸 현숙(채시라 분)이 자신의 가게 자리를 보겠다며 가져갔던 돈을 사기 당해 몽땅 날리고 만 것.

철없는 현숙은 수 억 원의 돈을 날린 죄책감에 만회라도 해보겠다며 도박판에 뛰어들었고, 단속반의 단속에 걸려 도망을 치게 됐다. 이어 아버지 철희(이순재 분)의 무덤 앞에서 유서를 쓰고 자살을 하겠다며 쓰러진 그는 모란의 집에서 눈을 떴다. 철희에 무덤에 왔던 모란이 그를 데리고 온 것이다.

현숙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힌 모란은 자신이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고, 돈을 날렸다는 현숙의 말에 거액을 건네기도 했다. 돈을 받고 집으로 돌아간 현숙은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들켜버렸고, 순옥과 함께 다시 모란의 집을 찾았다.

곱게 한복을 입은 순옥이 현숙과 함께 모란의 집에 들어선 순간, 발차기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2회 만에 순옥의 캐릭터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기껏해야 뺨을 때리고 눈물을 흘리는 정도라고 예상할 뿐이었다. 하지만 김인경 작가의 선택은 달랐다. 시원한 발차기를 넣어버린 것. 의외의 선택이긴 했지만 이는 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줬다.

발차기를 통해 전달된 것은 순옥이 살아온 인생이었다. 남편의 배신으로 인해 겪었던 모욕과 고통은 발차기를 통해 승화됐다. 물론, 이는 코미디기도 했다. 머리채를 잡는 것도 아닌 단번에 상대를 제압해 버리는 발차기는 순옥의 대담한 성격을 보여줬고, 보이는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이처럼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착하지 않은, 평범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캐릭터와 전개방식으로 풀어내며 주목 받고 있다. 김혜자를 비롯해 채시라, 도지원, 이하나 등의 캐릭터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 여자들과 비슷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2% 특이한 면을 갖고 있다. 이들은 통속극에서 볼 수 있는 답답하거나 못되기만 한 여자들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명작은 디테일'이란 말이 있듯 등장하는 사람들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고유성이 있어 생기 넘치며 자연히 이들이 벌이는 사건들에도 생동감이 생긴다.

이날 방송에서도 '혜자킥' 뿐 아니라 눈물과 화장으로 범벅된 '조커' 같은 얼굴로 친구를 괴롭히는 일진 청소년을 일망타진하는 현숙의 모습이나, 샤워실에서 우연한 만나게 되는 마리(이하나 분)와 루오(송재림 분)의 모습 등이 유쾌하게 그려져 웃음을 줬다. 조금씩 정체를 드러내고 있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수목극 1위의 자리를 빼앗을 수 있을까? 기대를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eujenej@osen.co.kr

<사진> '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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