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 김풍 "최현석과 앙숙? 정말 존경해요"(인터뷰)

황소영 입력 2015. 2. 1. 07:43 수정 2015. 2. 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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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황소영 기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허당'을 담당하고 있는 김풍 작가를 만났다.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의 소유자였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방송에선 웃음을 위해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았지만, 만화가로서는 진지한 면모가 묻어났다. 진정한 프로였다.

매주 월요일 방송되고 있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냉장고 속 재료를 가지고 요리사들이 15분 만에 요리를 만드는 푸드 토크쇼. 김풍은 정통 셰프 4인방(최현석, 샘킴, 정창욱, 미카엘), 홍석천, 인턴 셰프 박준우, 이원일과 함께 흥미진진한 요리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인기 실감이요? 사실 이런 걸 예전에 맛본 적이 있어요. 한 10여 년 전쯤에요. (웃음) 그런 것에 스스로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언젠가는 다 지나갈 거니까요. 제 본업은 만화가니까 이건 그냥 한때 기분 좋은 이벤트 같은 느낌이에요."

◆ '앙숙' 최현석 셰프 덕분에 출연

김풍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최현석 셰프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마치 톰과 제리를 보는 듯하다. '허세남' 최현석 셰프를 향한 '허당' 김풍의 일침은 웃음보를 자극한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사실 처음 녹화 끝난 다음에 겁이 났어요. 형한테 너무 까분 것 같아서요. 이래도 되느냐고 걱정했는데 PD님이 둘의 '케미'가 좋으니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방송에선 아웅다웅하는데 실제로는 제가 엄청 존경하는 셰프예요. 평소 현석이 형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요. 지시할 때마다 그대로 행동하죠. 형은 캐릭터가 명확한 사람이에요. 겉과 속이 같아서 좋아요."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 계기를 묻자 김풍은 최현석 셰프 덕분이라고 답했다. 그는 방송에서 이렇게 앙숙이 될 줄 몰랐을 거라면서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방송사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현석 형이 리스트 해서 물어본 것 같아요. 저랑 앙숙처럼 나올지 몰랐겠지만, 그때는 좋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제게 방송이란 건 돈이에요. 출연료를 준다면 그거에 걸맞은 역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셰프들은 정통에서 벗어나질 못해요. 커리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죠. 제게 별을 따는 게 중요한 건 아니죠. 조카는 울고불고 하는데 제 정확한 역할은 셰프들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소화하는 거예요. 제가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 15분 만에 요리 뚝딱…인간의 능력 놀라워

김풍은 부담감을 가지고 첫 녹화에 참여했다. 막강한 정통 셰프와 '이태원 큰손' 홍석천과의 요리 대결이라니. 대결을 평소 좋아하지 않는 그에게 쉽지 않은 방송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녹화장에 가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평소 대결을 안 좋아해서 그냥 놀러 간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별생각 없이 해보지 뭐'라고 생각했죠. 솔직히 저야 못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다들 15분 안에 요리를 끝내더라고요. 거기다가 엄청난 퀄리티를 냈어요. 인간의 한계는 무한하더라고요. 15분 안에 만들어진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훌륭한 요리들이 나와요."

김풍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를 물었다. 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자투리 타타'를 꼽았다. 자투리 타타는 샘킴 셰프를 상대로 별을 획득한 음식.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었다.

"그 방송은 제가 봐도 재밌더라고요. 15분 동안 요리하는데 기승전결이 있고 반전이 있었잖아요. 이현이 씨가 그렇게 리액션을 할 줄 몰랐어요. 모든 게 잘 이루어졌어요. 샘킴 형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우연의 일치였다고 생각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가 됐어요."

◆ 정치인 냉장고 한 번 보고 싶다

지금까지 '냉장고를 부탁해' 냉장고 주인으로는 연예인, 스포츠인 등이 출연했다. 김풍은 언젠가 한 번쯤 정치인의 냉장고를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개인적으로 연예인보다는 정치인들의 냉장고를 한 번 보고 싶어요. 야당, 여당 실세의 냉장고요. 예를 들어 문재인 의원과 김무성 의원요. 두 분의 냉장고를 공개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인기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출연 섭외 역시 늘고 있는 상황. 하지만 김풍은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만은 변함이 없었다.

"섭외가 오긴 하는데 제 캐릭터에 부합하지 않는 건 굳이 내켜 하지 않는 편이에요. 맞는 프로그램이 온다면 당연히 생각해 보겠죠.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부르잖아요. 이것저것 나가면 금방 소모돼 사람들이 질려 해요. 질려함을 넘어서는 사람들이 있지만, 전 아직 그런 급은 아니니까 천천히 가려고요. 방송은 제게 일종의 보너스에요. 그러니 본업에 충실해야죠. 만화에 좀 더 신경 쓰고 있어요. 웹툰 '찌질의 역사' 단행본이 나오는데 우선 그걸 잘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한 작품을 더 해야죠."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 /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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