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 감독 "위안부는 거짓이라며 제작방해도"

입력 2015. 1. 29. 10:21 수정 2015. 1. 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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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조정래 (영화 '귀향' 감독)

무려 11년 동안 촬영에 들어가지 못하고 영화계를 떠돈 이야기가 한 편 있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10대 시절, 일본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입니다. '귀향'이라는 영화인데요. 투자자를 애타게 찾던 이 작품은 결국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으로 한 푼 한 푼 모아서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황선순 할머니의 별세 소식도 있었고요. 일본에서는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소송도 나왔었는데요. 그래서 이 영화를 더욱 주목하게 됩니다.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영화 '귀향'을 제작하고 있는 조정래 감독을 만나보겠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 조정래>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반갑습니다.

◆ 조정래> 네. 반갑습니다.

◇ 박재홍> 제가 포털에서 감독님을 검색해 봤는데요. 북치는 영화감독, 이런 수식어가 있네요. 북도 치세요? (웃음)

◆ 조정래> (웃음) 그렇습니다. 제가 서편제라는 영화를 통해서 국악에 반하게 됐고요. 급기야는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다가 판소리 고수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영화감독도 하고 있고, 판소리 고수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북치는 감독님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영화가 '귀향.'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냥 소녀가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10대 시절 이야기네요?

◆ 조정래> 그렇죠. 실제로 끌려가신 분들이 대부분 10대 때 많이 끌려가셨어요. 보통 16세, 17세에 많이 끌려가셨습니다. 정말 너무나 잔혹한 상황 속에서 많이 돌아가셨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한 그분들의 얘기를 알리고 싶었고 그래서 영화를 만들게 됐군요.

◆ 조정래> 네, 그렇습니다. 그 많은 소녀들이 타향해서 저렇게 참혹하게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요. 비록 영화에서나마 고향으로 모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준비하게 된 영화가 '귀향'입니다.

◇ 박재홍> 역사적인 사실을 다룬 작품이기는 합니다만, 대략적인 스토리 라인이 있을 것 같은데요. 줄거리를 간단히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 조정래> 과거 위안소에서 실제 증언에도 있었지만 실제로 많은 분들이 탈출을 감행하는데요. 탈출하다가 또 실패하면서 결국에는 많은 소녀들이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던 분이 현재에 있는 한 어린 무녀를 통해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내용입니다.

◇ 박재홍> 소녀의 눈으로 봤던 위안부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제가 듣기로 촬영하기까지 11년이나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면 그 세월 동안 시나리오가 계속 거절당한 건가요?

◆ 조정래> 저는 최초에 이 영화를 시작할 때 누군가 당연히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요. 마치 나치스가 유대인을 학살한 이야기가 수많은 영화로 만들어진 것처럼요. 이미 수천 편이 되는 영화나 드라마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연히 그렇게 될 줄 알고 있었는데요. 막상 제가 영화를 준비하면서 다녀보니까 좀 벽을 느꼈다고 할까요? 저는 지금도 믿을 수 없는데요. 어떤 분이 후원을 하시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찾아갔죠. 그런데 후원하실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고, 훈계를 하시기 위해서 저를 만나셨어요.

◇ 박재홍> 어떤 훈계를 하셨나요?

◆ 조정래> '지금 나눔의 집이나 생존해 계시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다 가짜다. 사회 지도층이나 고급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저한테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시더라고요. 일본 극우인사가 하는 이야기와 똑같은 이야기를 한 거죠. 또 군 쪽에서 오래 몸을 담으셨던 분은 저한테 '어차피 전쟁이 나면 여성들과 노약자들은 다 죽기 마련인데 굳이 보여줘야 되겠냐.' 이렇게 조언을 하시더라고요.

물론 도와주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고 그렇지만요. 그런 분들이 중간 중간마다 잊을만 하면 나타나셔서 걱정을 가장한 영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시더라고요. 그런데 이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 하나만 가지고 계속 열심히 하다 보니까, 한두 분씩 도와주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고요. 지금은 한 포털사이트에 크라우드 펀딩를 통해서 2억 3천만 원이 넘는 후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건 정말 국민이 제작자다, 국민이 만드는 영화가 아닌가 싶고요. 정말 든든한 후원자들과 열심히 영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크라우드 펀딩이 잘 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목표 제작비는 다 모인 겁니까?

◆ 조정래>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영화에 전투 장면도 있고, 과거 장면도 있고, 현재 장면도 있다 보니까 제작비가 상당히 많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영화에 주인공으로 오시는 손숙 선생님 같은 분도 기꺼이 재능기부로 참여해주고 계시고요. 손숙 선생님이 '혹시나 해서 얘기하는 건데 나는 개런티 안 받을 거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그때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 박재홍> 이 훌륭한 배우 손숙 씨는 잠시 후 9시 5분에 '손숙,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웃음) 영화 이야기를 계속 하죠. 올해 안에 완성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 조정래> 네.

◇ 박재홍> 언제까지 되면 좋을까요? 광복절 전에 할머니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이런 바람도 밝히셨는데요.

◆ 조정래> 그렇습니다. 지금 3월 말에는 바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고요. 이제 6월까지는 촬영을 끝내는 게 목표고요. 끝내자마자 8월에는 상영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조정래> 정말 8.15 때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서 할머니들을 모시고요. 어떤 장소도 상관없으니까 모셔서 함께 영화를 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원하시는 양질의 영화가 나와서 역사의 사실을 알리는 데 귀하게 쓰이면 좋겠네요.

◆ 조정래>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감독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정래>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영화 '귀향'을 제작하고 있는 조정래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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