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결혼? 아직 혼자하고 싶은 게 많아요"(인터뷰)

김수정 입력 2015. 1. 25. 07:31 수정 2015. 1. 25. 07: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슈퍼주니어 강인(30)이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고양이 장례식'(이종훈 감독,영화고양이장례식제작조합 제작)으로 '순정만화'(08, 류장하 감독),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07, 이권 감독)에 이어 또 한 번 연기 도전에 나섰다.

그는 '순정만화'에서 순정파 공익근무요원 강숙을 맡아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제법 인상 깊은 연기력을 펼친 바 있다. '순정만화'의 강숙이 실제 강인의 모습을 그대로 카메라 앞에 가져와 연기한 케이스라면, '고양이 장례식'에서는 강인의 모습을 100% 지웠다. 강인 하면 떠오르는 넉살 좋은 웃음과 장난기도 걷어냈다.

"제가 개인시간이 많이 있을 때가 있었잖아요?(웃음) 그때 매니저가 '고양이 장례식' 시나리오를 가져다줬어요. 정말 재밌더라고요.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운 좋게 하게 됐죠. 솔직히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우리 이야기잖아요. 나도 사랑해봤고, 이별도 해봤고. 멀리 벗어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감정들이라 좋았어요."

'고양이 장례식'은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첫눈에 반해 사랑을 키워온 동훈(강인)과 재희(박세영)이 이별 후 1년만에 함께 키우던 고양이 구름이 장례식을 위해 재회하게 되며 겪는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1년 만에 재희와 다시 만난 동훈은 멈춘 사랑을 다시 시작하려는 설렘과 지난 사랑을 추억하는 그리움 사이에 심란하기만 하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희는 구름이를 묻어주기 위해 추억이 깃든 섬을 찾아 "여기에 그거 할 곳 하나 없겠어?"라고 농을 친다.

"동훈에게 정말 많이 공감했어요. 많이 의아해 하시는데 제가 사랑에 되게 서툴러요. 남자 애들이랑 노느라 정작 내 사랑은 많이 서툴렀어요. 버스 떠나고 후회하는 스타일이죠. 구속받는 걸 싫어해서 모진 말 하고 뒤돌아서 후회해요. 꾹꾹 삼켰다가 한 번에 내뱉는 성격인데, 말하고 후회하면서 후회하는 티는 못 내죠."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 치고는(?) 제법 높은 수위의 애정신이 등장한다. 현직 아이돌인 그로서는 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초고에는 (박)세영이가 제 배꼽에 뽀뽀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팬들이 보면 좋아했을 텐데. 푸하하. 키스신, 침대신도 야해 보이는 게 아니라 예뻐보이게 찍었어요. 세영이랑 친해지기 전에 촬영한 거라 민망했죠. 사실 키스신도 많이 해본 적 연기했어요. 푸하하. 뽀뽀신 찍고 세영이랑 친해졌죠."

그간 수차례 다이어트와 실패를 반복했던 강인은 '고양이 장례식'에서 역대 가장 핼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데뷔 이래 가장 마른 모습이었다"는 기자의 농에 "팬들이 영화 속처럼 살 빼라고 할까 봐 걱정이다"고 너스레를 떤다.

"72kg까지 빠졌어요. 콘서트 투어 중이었는데, 무작정 안 먹었어요. 27일 동안 16kg 정도 뺐죠. 물도 거즈에 묻혀 살짝 입술을 적시기만 했죠. 괜히 따라하실까 봐 걱정돼 말하진 않았죠. 일단 빼고 난 뒤에 조금씩 먹으며 운동했죠. 헬스장 문 닫을 때까지 운동하고 시장 같은 데 혼자 한시간씩 돌아다니기도 햐고."

동훈과 재희는 뜨겁게 사랑했고, 아프게 이별했고, 고양이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만났다. 스포일러가 돼 밝히진 못하지만, 새로운 인생의 문턱에 선 서로를 위해 웃으며 서로를 보내준다. 채 정리되지 않은 감정에 속은 쓰리지만 말이다.

"연애 안 한지 진짜 오래됐어요. 전 모든 이별이 다 아팠거든요? 얘네(동훈, 재희)도 아플텐데, 너무 아프게 헤어지진 안잖아요. 이런 이별을 연기로나마 해보고 싶었어요. 등돌리고 돌아서는데 정말 아팠어요. 진짜 얼마나 아팠는지 아세요? 하…. 왜 하필 이런 장면을 첫날 촬영하냐고 툴툴거렸을 정도예요."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기 시작한다는 그. "결혼 생각은 없나"라고 묻자 "아직은 할 게 많다"고 답했다.

"제가 제 자신을 많이 사랑해주지 못했어요. 아껴주지 못 했달까. 아직 혼자 할 게 많아요. 혼자 여행도 많이 다녀보고 싶고, 혼자 해보고 싶은 게 더 많아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잖아요."

그는 인터뷰 말미 최근 몇 년간의 슬럼프를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팬'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늘 자신의 곁을 지켜준다는 익숙함에 취해 그 소중함을 몰랐던 지난 날을 반성한다고.

"군대에 있을 때 일주일에 팬레터가 3~40박스씩 왔어요. 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읽었어요. 예전엔 당연했던 건데 이제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친구들이 이 편지를 보내기 위해 편지지를 사고, 우표를 사고, 우체통까지 걸어가고. 그 과정 하나하나가 정말 고맙더라고요. '빨리 전역해서 보답해야지. 열심히 해서 팬들이 날 볼 수 있게 해야지'라는 생각하면서 슬럼프를 버텼죠."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이선화 기자 seonflower@tvreport.co.kr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