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MC몽의 성공인가, 이단옆차기의 성과인가

정덕현 입력 2014. 11. 27. 10:49 수정 2014. 11. 2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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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성공했지만 MC몽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건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MC몽에 대한 평가는 거의 음악 외적인 것으로만 반복되었다. 그의 발목을 잡은 군 기피 의혹 문제가 계속 거론되었고,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그 타이틀인 '미스 미 오어 디스 미(Miss me or Diss me)'가 가진 도발에 집중되었다. 그 와중에 실종된 것은 정작 그가 낸 음악에 대한 평가다. 이번 앨범은 과연 성공적인 것일까. 아니 다른 말로 표현하면 그것은 MC몽의 성과일까.

거의 노이즈 마케팅에 가까운 행보들에 가려져, 그의 이번 앨범에 대한 음악적 성과는 차트 장악이 마치 모든 걸 설명해준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것이 음악적인 성과인지 아니면 노이즈 마케팅에 의해 생겨난 주목 덕분인지는 잘 알 수 없다. 그의 노래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하지만 그것이 어떤 기준에서 그런지는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거의 5년 간을 칩거하며 지냈다고 하지만 그의 이번 앨범은 5년 전과 거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거의 모든 곡들이 도입부에 MC몽의 랩이 들어가고 메인에 이르러 피처링으로 곡의 멜로디 라인을 각인시키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사실 동시에 전곡이 발표되어서인지 그 곡이 그 곡 같은 느낌마저 준다. '미스 미 오어 디스 미'라는 도발적인 제목은 좀 더 강렬한 힙합을 기대케 하지만 정작 곡은 자기 복제에 가깝다. 항간에는 그의 곡은 힙합이 아니라 '힙합을 가장한 랩 발라드'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있다. 그것은 곡에 대한 집중도가 MC몽의 랩에서 생겨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피처링에서 생겨나고 있는 건인지 하는 점이다. 가사에 담긴 MC몽 자신의 처지가 귀에 먼저 들어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랩이 대단히 세련됐다거나 무언가 새롭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쇼 미더 머니> 같은 힙합 오디션을 통해 세상에 나온 뮤지션들 때문인지 대중들의 힙합을 듣는 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바비 같은 천재적인 힙합 뮤지션의 노래를 듣다보면 노래는 역시 귀에만 꽂히는 게 아니라 가슴에 꽂힌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최근 육군 현역에 입대한 스윙스의 세련된 곡들을 들어보라. MC몽의 랩은 거기에 비하면 너무 안이하게 다가온다.

MC몽의 최고점은 여전히 과거 "찬바람 불 때 내게 와줄래-"로 시작했던 '서커스'에 멈춰져 있다. 이번 앨범을 통해 5년 간 음악적인 성과를 발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적 성취가 잘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음원 차트 장악 같은 현상은 어떻게 나타난 것일까. 그것은 음악적인 성취라기보다는 프로듀싱의 성취라고 하는 편이 맞을 듯싶다. 곡을 구성하고 배열하는 능력이나 적절한 지점에 적절한 멜로디 라인을 넣는 능력은 여전하다.

이것은 어쩌면 MC몽의 성과라기보다는 이단옆차기의 성과라고 보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또한 랩 파트가 가진 지루함을 상쇄시킨 다양한 피처링의 효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그리웠니'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진실이나, '마음 단단히 먹어'에서 절정의 가창력을 보여주는 에일리, '도망가자'의 린 같은 피처링은 그 자체만으로도 귀에 착착 감기는 힘을 발휘한다.

사실 MC몽의 일련의 곡 자체가 피처링에 의지하고 있다는 건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같은 랩 파트라고 해도 그 시간 동안 대중들의 듣는 귀는 확실히 높아졌다. 기왕에 논란을 떠안고 굳이 가수로서 MC몽이 나서려 했다면 먼저 음악적인 면들을 진일보 시킬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MC몽은 이번 앨범을 발표하면서 노래 이외에 아무런 대중들과의 소통채널을 갖지 않고 있다. 이것은 오직 노래를 통한 소통을 하겠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 소통이 제대로 음악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알 수 없다. 비교점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근 발표된 에픽하이의 곡들을 들어보라. 그들이야말로 노래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거기에 비하면 MC몽의 곡은 진정성 있는 소통보다는 상업성이 더 느껴진다. 노래는 들리지만 MC몽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는 건 실로 아쉬운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 연예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진=웰메이드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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