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원, 단점을 장점으로 '반전의 사나이'

2014. 11. 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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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윤지 기자] 가수 장수원이 흥하고 있다. 광고와 MBC '무한도전', tvN 'SNL코리아'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휩쓸고 최근 MBC '세바퀴' '맛있는 TV' 등에 안착했다.

그런데 이유가 특이하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로봇 캐릭터'다. 지난해 9월 방송된 KBS 2TV '사랑과 전쟁-아이돌 특집 3탄'(이하 사랑과 전쟁)에서 선보인 부자연스러운 연기의 연장선상이다. 주변의 갖은 놀림에도 덤덤한 말투와 온화한 미소가 특징이다. 동요하긴커녕 누군가 이를 재연하면 바로 잡아주는 묘한 자부심까지 내비친다. 노래와 춤, 성대모사 등 끼로 무장한 방송인들과는 거리가 있는 어색함이 그의 강점이 됐다.

장수원은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의 멤버로, 1997년 데뷔했다. 오랜 세월 연예인으로 지냈지만 카메라 앞에서 타고난 수줍음은 그대로였다. 한때는 "프로그램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는 제작진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젝키로 활동 당시에는 개성 강한 다른 멤버들에 비해 눈에 띄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팬들 사이에선 다소 '까칠한 오빠'로 통했다. 그만큼 연예인 특유의 쇼맨십 보다는 정적인 성향이 컸던 그다.

'사랑과 전쟁'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전환점이 됐다. "괜찮아요? 다친 데는 없어요?"란 뻣뻣한 억양의 대사로 대표되는, 그의 연기력은 방영 당시에도 화제였다. 그가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이란 점까지 주목 받았다. 여기에 그쳤다면 이는 '전설'로만 남았다. 그의 취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어 준 것이 지난 5월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다. MC들의 공격에도 허허실실 웃고 마는 그의 반응, 즉 그의 '강철멘탈'에 대중들은 즐거워 했다.

'세바퀴'를 연출하는 이지선PD는 OSEN에 그를 퀴즈 코너 문제자로 섭외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결점을 캐릭터로 만든 신선한 예능 아이콘"이라며 "자신감 있어 보이고 신선하다. 꾸미지 않은 듯한 순수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랑과 전쟁' 이후 이후 광고와 예능프로그램에서 스스로를 패러디하고 있다. 다소 민망할 법하지만 담담한 표정이다. 자신의 연기력을 부끄러워 하기도 했다는 그이지만, 이제 그는 "전도연과 연기하고 싶다"는 너스레를 떨 만큼 넉살이 좋아졌다. 본업이 가수이지만 "'사랑과 전쟁' 이후 1년 동안 노래를 쉬었다"는 자조적인 농담으로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시청자들도 방송에 큰 욕심이 없는 듯 하면서도, 친근한 장수원을 반긴다.

이쯤되면 장수원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매력으로 승화시킨 반전의 사나이다.

jay@osen.co.kr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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