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 PD "무리수 시즌1, 혹독한 수업료 지불했다" [인터뷰]
[OSEN=박정선 기자] '룸메이트'는 최근 방송된 SBS 예능 중 가장 이슈의 중심에 선 프로그램이다. 사실 이는 흥행 덕분이라기보단 화제에 가까웠다. 이 이유에는 여러 논란과 구설수도, 프로그램 자체에 닥친 위기도 있었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 끝에 지금은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왔다.
그런 가운데 '룸메이트'는 재도약을 시작한다. 오는 25일부터 일요일 오후가 아닌 화요일 심야로 방송 시간대를 옮겨 시청자를 찾아가는 것. 이러한 변화는 '룸메이트'에게 다가온 기회이자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물론 그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떨리는 마음을 안은 '룸메이트'의 박상혁 PD를 만났다. SBS의 스타 PD 중 하나인 그는 시즌 1의 우여곡절을 겪어내고 이를 주춧돌로 삼아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다. '강심장' 등으로 꽤 오랜 기간 화요일 밤을 책임져왔던 그이기에 자신감도 충분했다.
-시즌 1은 참 미움을 많이 받았다.
"시즌 1은 사실 시도해보지 못했던 콘셉트였다. 그러다보니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 홈쉐어에 어울리는 리얼리티가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 출연자들도 예능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많았어서 방송이란 걸 신경쓰지 않은 면도 있었다. 사실 웃음이 떨어지니 편집으로 만드려는 무리수도 있었고. 혹독한 수업료를 지불한 거다.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먹고 사는 게 TV프로그램인데,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편집실에서 살리고 적극적으로 재밌게 살려보려하고 있다. 지금은 예능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출연진들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홈쉐어와 괴리가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처음엔 저희가 리얼리티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다. 오히려 로망, 판타지에 가까웠다. 처음 제목이 홈쉐어 판타지이기도 했으니. 외로운 사람들이 같이 살면 얼마나 재밌을까가 포인트였다. 그래서 출연자들도 일부러 화려하게 캐스팅한 거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정서적으로 대중과 유리되는 것 같았다. 내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 결국 시즌2로 가면서 화려함은 버렸다. 집 인테리어도 비우고 출연자 본인들이 다 주문해 꾸미도록 했다. 일도 막 심하게 시키고(웃음).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살면서 겪는 평범한 이야기들과 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
-시즌 2에서 분위기를 잡아가는 멤버를 꼽는다면?
"배종옥의 역할이 크다. 망가지는 스타일은 아닌데, 어쨌든 고민하지 않고 다 한다. 앞으로 방송될 내용 중에서 배종옥이 장어를 잡으러 가는데, 평생 처음인데도 열심이었다.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다 갯벌에도 넘어지고 그랬다. 물론 맏형인 박준형도 마찬가지고. 배종옥과 박준형이 막내들보다 망가지니 분위기를 좌우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사람이 먼저 하는데 누가 꺼리겠나."
-배종옥, 박준형 뿐 아니라 신인들도 많이 많이 기용했다.
"시즌1 때부터 200명 정도를 봤다. 진짜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게, 타 예능에서 터지는 신인들이 다 저희가 최종적으로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사람 눈이 다 비슷해서, 그 후보들이 6개월 안에는 다 터졌더라. 그들 가운데 특히 잭슨의 경우 4차원에 항상 의욕이 넘치고 거기다 외국인이다.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한국말이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 친구, 언젠간 될 거 같았다. (허)영지는 데뷔하고 쇼케이스 한 번, 음악방송 한 번 서고 난 뒤 봤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그게 좋더라. 본인도 연예인이면서 '연예인 보고싶다'고 한 게 영지다."
-좋은 반응을 얻어가고 있는데 또 한 번의 변화다. 심야시간대로 옮기면 또 어떻게 바뀌게 되나.
"심야시간대로 가면 진솔한 이야기를 더 노출시킬 수 있을 거 같다. 일요일은 아무래도 야외 버라이어티 사이에서 경쟁해야하니 어려움이 있었다. 촬영하다 보면 출연자들이 인생에 대한 고민이나 진지한 모습들을 많이 보이는데, 심야에 더 어울린다."
-'강심장'을 함께 했던 강호동(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과 동시간대에 맞붙게 된다.
"호동이 형하고도 전화통화를 했다. 누가 누구를 이기고 그런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서로 잘되자고, 윈윈하자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리동네 예체능'은 남성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고, '룸메이트'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니 서로를 갉아먹는 게 아니라 다 잘되자는 거다. 1년 반 전 '강심장' 시청률이 12%였는데, 화요일 예능 시청률이 어느새 5%대가 됐더라.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룸메이트'나 다 잘 돼서 이 시간이 뜨거워졌으면 좋겠다."
-변화를 앞둔 각오가 있다면?
"화요일 밤으로 가서 새로운 시간대에 적응해야하는 도전과제가 왔다.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조금 더 소통하는 방향으로 변해왔기 때문에 기대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연어의 마음이다. 고향인 화요일 밤으로 돌아간다. 스토리가 선호되는 밤 시간대이기 때문에 잘 되지 않을까한다. 웃음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지켜봐달라."
mewolong@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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