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UP'헬로이방인' DOWN..같은 외국인 예능, 다른 반응 왜?

최보란 입력 2014. 11. 21. 17:35 수정 2014. 11. 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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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헬로이방인', JTBC '비정상회담'(위부터)

외국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종합편성 채널 JTBC '비정상회담'은 세계 각국 출신의 외국인 출연자 11명은 'G11'이라는 명칭하에 다양한 주제와 관련해 토론을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미녀들의 수다' 이후 주춤했던 외국인 토론 프로그램을 부활시켜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로 지상파 프로그램를 넘어서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은 샘 오취리(가나), 기욤 패트리(캐나다), 에네스 카야(터키), 타일러 라쉬(미국), 줄리안(벨기에),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 다니엘 린데만(독일), 테라다 타쿠야(일본), 로빈(프랑스), 장위안(중국) 등 개성있는 외국인들은 기대 이상의 한국어 능력과 재기넘치는 화법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대부분 출연자가 MC들의 한국어 진행에도 농을 주고받을 정도로 한국어 구사 수준이 높고, 출연진은 저마다 캐릭터 형성해 두터운 팬층까지 거느리고 있다. 출연진들은 '비정상회담'에서 구축된 캐릭터를 바탕으로 CF 모델로 발탁되는가 하면 타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외국인 예능 프로그램의 열풍에 힘입어 MBC에서는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헬로 이방인'을 정규 편성, 또 하나의 외국인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인 배우 김광규가 다양한 국적과 매력을 가진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그리는 리얼 관찰 버라이어티다.

'헬로 이방인'의 멤버는 '예능대세'로 떠오른 강남과 '엽기적인 그녀2′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 여배우 후지이 미나를 비롯해 캐나다 조이, 중국 레이, 미국 데이브, 독일 존, 콩고 프랭크, 리비아 아미라, 파키스탄 알리 등 9명의 외국인. 여기에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예능감을 인정받은 배우 김광규가 예능 프로그램 첫 단독 MC로 나서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헬로 이방인'에 대한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방송분은 시청률 2.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찌에 머물렀다. 지난 13일 3.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가 싶었지만 다시 하락, 좀처럼 4%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개성과 끼로 뭉친 외국인들이 모였지만 왜 '헬로 이방인'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을까. 외국인 예능 후발 주자인 '헬로 이방인'에 있어 우선 과제는 타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을 어필하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만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포맷의 진부함을 딛고 일어나지 못하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기 어려울 전망이다.

'헬로 이방인'은 외국인들이 한 집에 모여 생활하는 모습, 전주 등 한국의 명소를 찾아 한국의 문화를 배워보거나 한국의 맛을 알아가는 모습 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포맷은 방송 초부터 최근 방송되고 있는 SBS 셰어하우스 예능 '룸메이트'나 KBS2 여행 버라이어티 '1박2일' 등을 섞어 놓은 듯한 이미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출연진들의 개성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좀처럼 외국인이라는 입장을 활용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음식 만들기, 한국어 공부를 위해 서점 찾기, 한의원 체험기, 전주 여행 등에서 한국 문화에 감탄하고 한국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외국인의 모습은 더 이상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과거에는 한국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한국어가 유창한 외국인이 나오는 것 자체로 흥미를 자아내기도 했다. 요즘 외국인 예능이 인기를 끄는 것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하기 보다는 확고한 포맷위에 외국인이라는 신선함을 더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주가 아니라 탄탄한 기획 의도와 포맷이 있은 뒤에 이를 살리는 부재료로 외국인을 더했을 때 외국인 예능이 더욱 빛을 발했다.

샘 해밍턴, 헨리 등의 캐스팅이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연예인의 군대 체험이라는 기획 의도가 중심이었다. 꼭 외국인이 아니라도 가능한 포맷이지만 한국만의 군대 문화에 외국인 캐스팅을 더함으로써 예상 못한 웃음을 선사했다.

tvN '섬마을 쌤' 또한 교육에서 소외된 섬마을에 나타난 영어 선생님이라는 소재 위에 아이들에게 생경한 '원어민 선생님'이라는 포인트를 얹었다. MBC '나혼자 산다'도 홀로 사는 이 시대 남성들의 생활에 맞춰진 초점을 잃지 않으면서 파비앙을 섭외, 외국에서 혼자 사는 남자의 생활상을 엿보는 재미를 안겼다.

'비정상회담'은 비록 여러나라 출신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만큼 외국인이 아니면 안되는 설정이기는 하나, 이들을 대하는 시선에 차별점이 있다. '비정상회담'은 출연진을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아니라 '모국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만의 신념이 분명한 청년'이라는 분명한 섭외 의도를 지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인 청년들은 프로그램의 의도에 충실하게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 대표로 출연한 게스트들과 함께 자신만의 시각으로 토론을 벌인다.

'비정상회담'은 '세대 간의 소통', '혼전 동거', '현실과 꿈 사이의 갈등' 처럼 한국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고민을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가 많다. 이 과정에서 비정상들의 열띤 토론을 듣고 있노라면, 때로 살아온 문화와 가정환경, 교육의 차이에 의한 생각의 다름에 놀라게 된다. 때로는 외국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깨지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뻔히 예상할 수 있는 전개를 벗어나는 새로움의 재미, 그것이 외국인 예능의 묘미다. '다나까' 문화에 진땀을 빼는 샘 해밍턴의 모습이나, 외진 섬마을에 나타난 외국인 선생님에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들의 표정, 외국에서 혼자 살면서 겪는 어려움과 재미 등도 마찬가지다.

한국 음식 맛에 감탄하는 외국인, 판소리 부르기에 도전하는 외국인 외에 '헬로 이방인'이 외국인 예능의 또 다른 묘미를 보여줄 거라 기대해 본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사진제공. MBC,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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