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선 단독] 또 이혼소송, 나훈아 부인 정수경 인터뷰

취재 임언영 기자 2014. 11. 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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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남편 나훈아와의 이혼소송에서 패소했던 정수경 씨가 두 번째 이혼 소장을 접수했다. 법원은 두 사람에게 부부의 삶을 유지하도록 요구했지만, 7년이 넘게 연락조차 닿지 않던 남편 나훈아의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정수경 씨를 단독으로 만났다.

"이 상황을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밖에 없습니다. 연락조차 닿지 않는 남편과 어떻게 부부로서의 삶을 요구할 수 있는지, 법원의 판결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일주일간의 짧은 일정이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정수경 씨는 두 번째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했다. 첫 번째 이혼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이후 그녀의 삶에서 달라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여전히 남편의 소식도, 연락처도, 근황도 모른다.

파탄주의를 따르는 미국에서는 이미 이혼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2013년 대법원까지 간 끝에 혼인 상태를 유지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올해 3월 일시 귀국해서 남편을 찾았는데 만나지 못했다. 합의를 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인데, 남편 나훈아는 이혼을 원친 않고, 법원 역시 나훈아의 손을 들었다.

# 두 번째 이혼소송 낸 이유

다시 이혼소송을 냈다.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남편과의 이 관계를 얼른 청산하고 싶다. 25년의 결혼생활, 그중 7년은 남편과 연락도 닿지 않는 삶이었다. 한계에 도달했다. 이제 그녀는, 진심으로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 스타 남편과 함께 하는 삶은 화려해 보이지만 어둠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더군다나 그녀의 남편은, 대한민국에서 손에 꼽히는 예인 나훈아다.

일주일 동안 뭐 했나. 한국 오자마자 수원지법에 가서 소장 접수했다. 6~7개월 만에 왔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소송이다. 나라마다 법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지만, 지난번 대법원의 판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대법원 판결 패소 이후 두 번째 소송이라 쉽진 않을 텐데. 남편과 여전히 연락이 안 된다. 지금까지 몇 차례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여전히 연락이 안 된다. 그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단 두 차례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이게 어떻게 부부인가. 원만하게 마무리하길 바란다.

법원 판결이 섭섭했나.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나왔다. 나라마다 법이 다르긴 한데, 황당한 판결을 해주셨다. 어떻게 우리가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나. 7년 동안 연락이 두절되는 사람을 어떻게 가장의 의무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나. 그저 답답하다. 대중들이, 법원 또한 남편을 보는 시선이 관대한 것 같다. 우리나라는 연예인이고 특별한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해도 다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오랜 세월 동안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이 살 수 있다고 말하니까 살아라 판결하는 것이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어불성설이다.

양평 집에는 가보았나? 갔다. 이번에도 만나지 못하고 인터폰으로 대화했다. 여행 가고 없다고 하더라. 25년을 함께한 부부라는데, 나는 거의 스토커 취급을 받고 있다.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내가 알고 있는 남편의 유일한 전화번호가 양평 사무실 번호다. 이후에 몇 번 전화해서 물어봤는데 연락이 안 된다. 시누이(나훈아의 여동생)와 통화는 했다. 본인도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같은 대답만 돌아온다.

진짜 없던가? 확인할 길은 없다.

고모님(나훈아의 여자 형제)은 어떤 분인가? 큰 여동생은 결혼하기 전부터 오빠랑 같이 살았다. 재기하면서부터 아라기획 일을 항상 계속했다. 오빠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사람? 여동생에게는 항상 연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부터 오빠의 모든 것을 알고 커버해주는 사람이 여동생이었다.

방송을 통해서 본 양평 방문 모습은 문전박대당하는 느낌이더라. 흡사 스토커가 된 것 같다. 우리는 부부다. 말이 안 되지 않나? 법원의 판결대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올케가 왔는데 인터폰으로 왜 전화를 하지 않고 찾아왔느냐 따지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양평에 다녀오면 어떤 생각 드나. 저러고 살면 행복할까? 주위에 아무도 없을 텐데? 외로울 텐데, 싶다. 남도 존중하면 다른 사람도 자기를 존중해주는데. 사람이 사는 것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힘들다. 결혼 초반에도 힘들었다.

협의이혼을 원하나? 이제는 시간도 지났고, 만난다고 하면 합의를 해서 협의이혼을 하는 것밖에 없다. 내가 바라는 것은 협의이혼이다. 그런데 그건 만나야 가능하다. 만날 수 없으니까 무척 답답하다.

만나면 합의가 가능할까? 지난번에도 만남은 있었는데 합의에는 실패했다. 그래도 가능성은 생길 것 같다. 만날 수가 없으니까, 합의고 뭐고 여지가 없다. 지금 당장은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 단계는 생각할 수도 없지 않나.

# 7년째 잠적한 남편…

2006년 가족의 곁을 떠난 나훈아는 연락처를 바꾸고 사라졌다. 2007년에는 두 번가량 전화 통화를 했는데, 2007년 가을 이후에는 완벽하게 연락이 끊겼다. 심지어 아들의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다. 2007년은 나훈아를 둘러싼 각종 악성루머가 떠돌던 때다. 정수경 씨와 두 아이는 나훈아와의 연락이 완벽하게 끊긴 상황에서 루머를 접했다.

잠적했던 기간엔 기자회견을 보면서 소식을 알았다고 들었다.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자회견을 한다가 아니라, 후배들이 불쌍해서 해명을 해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를 위한 것도 아니고, 여배우들을 보호해주기 위해서였다.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아들 결혼식에도 오지 않았다. 아들이 2007년 8월에 결혼했다. 남편이 8개월 동안 연락이 두절됐던 시점이다. 결혼식 3일 전에 전화가 왔더라. 호텔이라고. 왜 집에 오지 않고 호텔에 있는지 뜬금없었다. 아들의 결혼이라는 중대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왔는데, 호텔에 있다고 전화 한 통 한 것이 결혼식에 참석하려는 사람의 태도는 아닌 것 같다. 당시에도 연락이 두절되던 중이었고, 예상치 못했던 연락이라 당신 오면 불편해질 수 있겠네 하고 끊었다. 재판 과정에서 이게 아버지로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일이 되더라.

자녀들은 이혼소송을 두고 뭐라고 하나. 이번에도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더라. 무리하지 말고 맛있는 거 많이 드시고 친구들도 만나고 오라고 하더라. 든든하다. 평소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주말마다 만나서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결혼한 아들은 나와 10분 거리에 살고, 딸은 같이 살진 않지만 자주 얼굴을 본다.

아빠에 대한 기억은 어떤지. 딸은 고등학교 때 아빠가 떠났다. 신문, TV에서 기자회견을 봤다. 자기는 나름대로, 친구들 있으니까 소식 듣고. 내가 딱히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다 안다. 힘들어서 여행 간다고 하더라. 나중에 연락하겠지. 이 정도만 이야기를 했다, 딸에게는. 아이들은 내 앞에서 아빠 이야기는 거의 안 한다. 상처 받을까 봐. 내가 먼저 이야기를 한다.

아빠의 빈자리가 컸을 것 같다. 물론이다. 아이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당시에 인터넷에서 떠돌던 이야기들이 오죽 많았나. 불륜도 있고 신체 훼손설도 있고. 아이들이 충격 받았다. 다 알고 있었다. (함께) 사는 동안에는 조금씩 스캔들이 나도 크게 부각이 안 되었었는데, 아이들 머리가 굵어지니 내가 커버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안 되더라.

나훈아는 누구보다 자존심이 센 사람이다. 이혼을 대하는 태도가 그의 신조와 달라 보이기도 한다. 내가 언론에 지금까지 지켜왔던 사생활을 노출시켰다고 생각한다. '니가 날 죽였다' 이런 식으로 화가 났다. 그 부분이 제일 큰 것 같다. 그 사람은 자기의 이름이 인생에서 가장 큰 사람이니까. 미국에서 이혼한 것에 대해서도 화가 났다. 그러나 당시 나는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 미국에서는 파탄주의를 따르기 때문에, 한국과는 절차가 다르다.

그런 그의 사생활을 노출시켰다는 점에서는 미안한 부분도 있겠다. 그 부분 때문에 지난번 소송 내내 한 번도 인터뷰도 하지 않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기를 꺼렸다. 기다리고, 그렇게 하면 적당하게 협의이혼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걸 결국 이용당하는 꼴이 됐다. 이제 미안하고 안 하고의 문제는 떠났다. 그걸 넘어섰으니까 이번 소송도 낸 거다. 도무지 방법이 없다. 나는 얼른 내 인생에서 그의 이름을 지우고 싶다. 본인의 사생활은 확실히 보호받아야 하고 나는 상관없고, 그건 아니지 않나. 25년 동안 부부로 살면서 별의별 일이 다 있어도 언론 노출 한 번 안 하고 살아왔다. 아이들조차도 다 커버하고 살았다. 그렇게 해놓고 이제 와서 또 다른 것을 강요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 나훈아 이름 지우고 내 인생 되찾고 싶다

행복했던 과거 사진을 보니 뭉클하기도 하더라. 글쎄. 가족이라는 것은, 부모라면 잘 키워야 한다. 가족은 행복할 권리가 있다. 엄마랑 아빠랑 늘 싸우면 아이들이 불행하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으니 참고 살았다. 그 사람이랑 살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까.

25년의 결혼이 후회로만 남았다면 쓸쓸하다. 아이들이 있다. 결혼생활 중 잘한 것은 두 아이를 밝게 키운 것이다. 밝고 행복하게 잘 자라줬다. 아이들이 어릴 때 학교에 가면, 선생님들이 늘 말씀하신다. 항상 웃는다고. 공부 잘한다는 이야기보다 행복하고 듣기 좋은 말이다. 아이들이 있는 한 불행할 일이 없다.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루 이틀 살다가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햇수로 25년을 같이 살았다. 그중 연락이 닿지 않은 지는 7~8년이 지났다. 얼굴 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합의점을 찾으면 간단하게 끝나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게 하나, 이런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오랜 시간 부부로서 함께 살았고, 예술 하는 그를 존중한다. 그러나 한계라는 게 있다. 지금은 한계를 지났다. 사람이라면 하면 안 되는 행동 아닌가. 이러면 안 된다.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하루아침에 잠적하면서 너는 무조건 가만히 있으라는 식의 태도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인생 살고 싶나. 남편과 자식 위해 희생하면서 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일이 이렇게 되니까. 내가 나선 것도 아니고. 이제는 내 개인의 행복 찾고 싶다. 일단은 찾고 싶다. 얼마 살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좀 찾고 싶다. 이제 나이도 많고, 거창한 것을 꿈꿀 나이는 지났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정신적인 고통 없이 지내고 싶다. 그게 전부다.

나훈아 정수경 부부 이혼 소송 스토리

이번 이혼 소송은 지난 해 9월 대법원 판결 이후 1년여 만이다. 이번에 또 다시 같은 사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까닭은 대법원 판결 이후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나훈아 측과 연락이 되지 않는 등 나훈아가 혼인 관계를 유지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수경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인철 변호사는 "정 씨가 지난 주말에 귀국하며 나훈아 측에 공항으로 마중을 나와 달라고 연락했지만 나오지 않았으며 지난 월요일에 정 씨가 직접 나훈아를 찾아갔지만 이번에도 만날 수 없었다"며 "지난 1년 사이 한 번 짧게 만난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지속적으로 연락하는 등 노력했지만 여전히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정 씨는 편지도 여러 차례 보냈지만 아무런 답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미 이들 부부는 지난 2010년 미국 법원에서 이혼이 이뤄졌다. 정 씨가 미국 법원에 낸 이혼 소송에서 승소한 것. 미국의 경우 파탄주의를 택해 배우가 가운데 한 쪽이 혼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아 결혼 생활이 파탄 난 것으로 보일 때 이혼이 이뤄진다. 반면 한국은 '유책주의'를 택해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이 났을 지라도 한 쪽 배우자의 명백한 잘못이 입증되지 않으면 이혼이 이뤄지지 않는다.

나훈아는 1973년 배우 고은아의 사촌과 결혼했다가 2년 뒤 이혼했으며, 1976년 배우 김지미와의 두 번째 결혼도 1982년에 끝냈다. 현재 나훈아와 정수경은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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