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현장에서] 韓中 합작 논하는 자리에서 어설픈 통역이 웬 말인가요
[MBN스타 김진선 기자] 한국 영화와 드라마, 스타를 향한 중국의 관심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 연예방면에 대한 중국의 투자도 늘고 있다. 이는 한중합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지만, '소통'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함께 작품을 만드는 만큼 서로의 의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 사회에 비해 가요나 영화 등의 대중문화 방면 중국어 통역은 매끄럽지 않다.
21일 서울 중구 명동 롯데백화점에서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 '5일의 마중' 투자배급사 중국 Le VP의 주최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영화진흥위원회 김의석 위원장, 감독협회 부회장 정윤철 감독, 대형 영화사 대표를 비롯해 100여 명의 한국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이날 자신의 뜻을 전달하고자 장자오 회장은 자리에 올랐고, 자리한 기자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각자의 자리에 놓인 동시통역 기계를 손에 들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하지만 귀에 꽂는 순간 불분명한 발음의 남성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정확한 의사전달까지 바란 건 아니다. 회장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정리만 해줘도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통역은 중간 중간 텀을 길게 두는가 하면, 장자오 회장이 열심히 말을 늘어놓는 동안에도 중국어로 "그리고"라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뿐만 아니다. "인조이하는", "발언자" 등의 알 수 없는 단어를 늘어놓는가 하면, '연예'를 '오락'이라고, Le TV, 영화 '소시대' '만달 영화사' 등을 통역 단계도 거치지 않은 채 중국어로 발음해 듣는 이들의 이해를 저하시켰다.
이날 장자오 회장의 열의는 대단했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3년 만에 이룩한 자신 회사의 장점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또렷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듣는 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점점 지루한 분위기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40분 이상 이어진 장자오 회장의 말은 한중합작을 논의하기보다, 그야말로 혼자만의 강연이었다. 한국인들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어떤 표현을 하는지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한중간의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그 준비도 탄탄해야한다. 숨을 쉬지 않고 내뱉던 대표의 말이 긴 공백으로 채워질 때 한중간의 거리 역시 멀어지는 느낌은 피할 수 없었다. 이처럼 강단 위에 올라 열변을 토하는 회사 대표의 말조차, 청중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면 한중합작을 기약하는 자리의 의미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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