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미생' 불타는 금요일 집으로 가게 만드는 드라마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수연 방송작가]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사진제공=tvN |
'미생' : 바둑에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음. 또는 그런 상태.
웹툰 '미생'은 아무 스펙도 없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애쓰는 주인공, 장그래를 의미한다. 웹툰 '미생'을 잘 모르던 사람들은 '기생?' 또는 '미실?' 로 알아들었으며, 심지어 '매생이?'라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었다. 웹툰이 회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얻었고, tvN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단 2회 만에 화제가 되면서 70분 연장 방송까지 하게 되었다.
그렇담, '미생'이 이처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 원작의 인기 때문일까? 대답은 아니올시다, 이다. 원작으로 드라마를 만들 경우, 원작을 훼손하는 경우를 우린 너무도 많이 봐 왔으니까. 고로, 이쯤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원작, 즉 기본 이야기가 있는데, 대체 왜 재미가 없는 걸까?, 하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작업은 산고의 고통에 비유 될 만큼 힘들지만, 원작을 드라마로 재구성하는 각색 작업도 그에 못지않게 힘든 일이다. 일단 표현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원작이란 건 만화나 책이다.
다시 말해 '활자화' 되어 있는 것들을 '영상'으로 바꿔야 하는 작업이 따르는데, 이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활자화 되었을 때는 너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지만, 영상으로 바꿀 때 그만큼의 매력이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깝지만 미련 없이 버려야 할 때 에피소드들이 있다. 둘째, 장편 또는 단편인 원작의 길이와 드라마로 제작되는 회차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걸 그대로 담을 수 없다. 원작의 순서대로 드라마를 만들다보면 양 조절에서 실패할 수 있다.
셋째, 드라마는 정해진 등장인물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변화가 종종 필요하다. 그러다보면, 원작에서 소소하게 등장했던 캐릭터들을 좀 더 발전시켜야 할 때도 있다는 얘기다.
결국 이 세 가지 이유를 종합해 보면, 원작의 큰 이야기 구조와 주인공은 그대로 끌고 가지만, 나머지 에피소드나 캐릭터는 드라마에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작과 똑같은 에피소드, 똑같은 구성, 똑같은 캐릭터로, 쌍둥이처럼 복사해 놓은 드라마들을 보면, 원작과 비교 되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현상이 시청자들에게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앞이 구구절절했다. 자, 얼른 본론을 말하겠다. 그래서, tvN의 '미생'의 시작은 성공했다. 원작과 달리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고 와야 하는 캐릭터들을 구축했으며, 요르단의 에피소드가 드라마 첫 신으로 들어가는 등 종합적으로 재구성 했다.
좋은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드라마의 매력을 충분히 담아낸 것이 1, 2회 때 보였다. 앞으로 더 지켜보면 확실하게 알게 되겠지만, 제작진들은 원작의 내레이션으로 표현되는 부분들을 영상이나 대사로 처리하는 걸로 차별화두겠다고 하며 기대감 또한 높였다.
샐러리맨들의 고단함,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스펙이 존중받는 사회 등의 이야기들이 드라마화 되는 걸 상상해보라. 자칫하면 밋밋하고, 자칫하면 딱딱한 교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처럼 되어 외면 받을 수도 있다. 그 동안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갖지 못하는 로망을 담아내고 꿈꾸게 한 세계였으니 말이다.
'미생' 역시 원작을 어설프게 담아냈다면 분명히 그랬으리라. 하지만, 원작 느낌 그대로 잘 전달할 만큼 제대로 각색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미생'에 시선 고정을 할 수밖에 없다.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응원하게 되고,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힐링 되는 샐러리맨의 교과서, 그 느낌 그대로 우리가 전달받으니 말이다. 때문에, 불타는 금요일, 일주일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놀면서 힐링 받는 게 아니라, '미생'으로 힐링 받는 샐러리맨들, 분명히 많지 않을까?
열심히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에게 위로가 되는 드라마가 되리라!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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