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통령 어디갔어?"..개코에 밀린 서태지

2014. 10. 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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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최초 신인상·대상 수상'대한민국 100대 명반' 최다앨범 수록가요 순위프로그램 17주 연속 1위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세운 기록의 일부다. 온라인 게시판에 '서태지가 세운 업적 70가지'라는 게시물이 올라올 만큼 한국 가요사에서 그의 행보는 기록적이다. 그런 그가 5년 만에 컴백했다. 지난 16일 정규 9집의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음원을 선보인 것.

하지만 기대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체감 온도는 달라졌다. 컴백과 동시에 괄목할만한 기록을 세워온 그이지만, 2014년 반응은 뜨뜨미지근했다. 반면 이전에 비해 보컬 능력을 둘러싼 논란과 콘셉트를 둘러싼 이견은 커진 분위기다.

컴백 일주일 째, 서태지의 컴백성적을 분석했다.

◆ 개코에 밀린 서태지…반나절 천하

서태지가 지난 20일 정규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 전곡의 음원을 공개했다. 앨범에는 선공개한 '소격동'과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을 포함해 총 9곡이 실렸다. 1년에 걸친 앨범 구상과 2년 반의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 완성된 앨범이다.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2일 새벽 0시 공개한 선공개곡이자 아이유와의 콜라보 곡 '소격동' 음원은 공개 직후 총 9개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방송 활동 없이도 19일 SBS 음악프로그램 '인기가요'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16일 공개한 두 번째 선공개곡이자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 역시 공개와 동시에 주요 음원사이트 1위에 안착했지만, 반나절 천하로 그쳤다. 같은 날 정오 신곡을 발표한 개코가 더 많은 음원차트에서 서태지를 제치고 1위로 앞서나갔다.

20일 발표한 전곡 음원 역시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같은 날 컴백한 비스트와 다음 날인 21일 컴백한 에픽하이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만 것. 에픽하이는 오늘(22일) 오후 2시 현재까지 벅스, 멜론 등 주요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선점하고 있다.

결국 서태지는 앨범 공개 3일째 음원차트에서 사라졌다. 과거에 비해 음악시장의 흐름 변화는 빨라졌고, 장기간 상위권 유지가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각종 기록을 세워온 '문화대통령'의 행보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 '신비주의' 벗은 서태지…예능 성적은?

과거 '신비주의 연예인'의 대표주자로 불렸던 서태지는 대중 친화적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앨범 공개에 앞서 선공개곡을 들려주고,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대중과의 거리를 좁혔다. 서태지의 바뀐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시청률은 이런 기대를 대변하지 못했다.

서태지는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가족 사진을 공개하고, 전처인 이지아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하지만 시청률은 전 주 대비 4.0% 하락한 11.5%를 기록했다.

뉴스에서는 보다 나은 성적표를 보여줬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태지가 출연한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은 시청률 2.137%(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넘지 못했지만, 지난 주 월요일 시청률 대비 상승했다.

'해피투게더3'에서는 서태지를 배려한 유재석의 진행이 기대를 반감시켰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가요관계자는 "유재석은 신중한 진행을 하는 MC다. 게스트를 불편하게 하지도 않았지만, 대중이 듣고 싶은 부분을 끄집어 낼 수 있는 포맷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태지가 파격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는 각종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뮤직의 특집 공연에 출연해 '비정상회담'의 샘 오취리와 줄리안을 만난다. 인간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스타가 각광받는 시대. 이제는 얼마나 솔직한 입담으로 사로잡느냐의 문제다.

◆ 그래도 '문화대통령'…'히든카드'는?

서태지는 곧 '새로움'으로 대변됐다. 음악적으로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고, 멜로디에는 '시대유감'을 담았다. '크리스말로윈' 역시 혼합 장르로 다양한 사운드 실험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대중성을 가미한 멜로디 훅으로 한차례 변화를 시도했다.

서태지에 대한 기대는 컴백 전 오프라인 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서태지컴퍼니에 따르면, 정규 9집 앨범은 예약 판매 4일 만에 선주문 5만 장을 넘겼고, 5년 만의 컴백공연은 1차 티켓분이 예매 시작 20여 분 만에 매진되는 등의 기록을 세운 것.

무엇보다 꾸준한 시도는 후배 가수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한 가요전문가는 "서태지의 음악이 한층 밝아졌지만, 여전히 음악적인 실험을 계속 하려는 의지는 남아있는 것 같다. 가사에서도 젊은 세대가 가진 불신과 불만을 은유적으로 표현해냈다"고 평가했다.

남은 숙제는 '보컬 라인'이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보컬 역량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라이브 콘서트에서는 보컬이 연주에 묻혔다. 아이유와 함께 작업한 '소격동'에서도 아이유 버전이 더 눈길을 끈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태지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를 통해 그의 음악적 깊이가 한층 깊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는 이번 앨범의 뮤즈로 딸을 꼽았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빠로 그리고 90년대 아이콘으로. 뮤지션 서태지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YTN PLUS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사진제공 = 서태지컴퍼니/사진 = JTBC '뉴스룸'·KBS 2TV '해피투게더3'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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