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칸타빌레', 내일 기대되지 않는 이유 셋

2014. 10. 22. 10: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윤지의 왜때문에] 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신재원, 연출 한상우, 이하 칸타빌레)가 혹평을 받고 있다. '칸타빌레'의 원작은 일본 니노미야 도모코의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원작은 지난 2006년 후지TV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돼 사랑 받았다. 반면 국내판 '칸타빌레'를 바라보는 국내 시청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영화 '수상한 그녀'로 각종 수상을 거머쥔 주연 배우 심은경의 고군분투에도 시청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는다. 주원의 연기와 매력만 돋보인다는 호평들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 심은경이 이상해 보이는 이유

주인공 설내일(심은경)은 '8세 지능을 지닌 어린 아이'로 그려진다. 제주도 출신인 그는 차유진(주원)을 오라버니의 제주도 방언인 오라방으로 칭한다. 이와 함께 '~삼' 등 온라인 은어를 종종 입으로 내뱉는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민망함은 시청자의 몫이다. 일본판 드라마의 주인공 노다메(우에노 주리)도 피아노에 대한 천재적인 지능을 지녔지만, 그 외 일상 생활에서는 괴짜 여자다. 집안이 온통 쓰레기더미이며 요리에 무지하면서 음식은 좋아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문제는 노다메가 사랑스러운 변태라면, 설내일은 어딘가 부족한 인물이다. 일본판에선 전반적으로 만화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황당한 상상 신이나 과장된 리액션, 적절한 효과음 등이 수시로 등장한다. 때문에 노다메는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든다. 국내판은 다르다. 국내 정서에 맞게 정극에 가까운 연출을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만화적인 인물 설내일 혼자 이상해보이는 상황이 됐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슈트레제만 역의 백윤식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배우를 탓할 수 없는 노릇이다. ◇ 음대 학생들의 연애하는 드라마

원작의 주인공은 클래식이다. 주인공들의 로맨스는 양념 역할을 한다. 음대생들의 꿈찾기 방점이 찍혀 있다. 치아키는 음악에 대한 순수를 간직한 노다메를 통해 자신의 길을 나아갈 힘을 얻는다. 그 과정에서 노다메의 천부적인 재능도 빛난다. 주변 인물들도 클래식에서 길을 찾는다. 만화책에선 들려주지 못한 음악들을 일본판 드라마는 섬세한 연출로 되살려 사랑 받았다. 사소한 효과음에도 클래식을 사용했다.

국내판 '칸타빌레'엔 '듣는 즐거움'이 없다. 우선 싱크로부터 맞지 않는다. 음악드라마인 만큼 연주 장면이 매회 등장하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피아노 선율과 이를 연주하는 손, 오케스트라 연주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 등이 맞아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JTBC '밀회' MBC '베토벤 바이러스' 등이 섬세한 연출로 음악 드라마의 즐거움을 살린 데 비해 안타까운 대목이다.

◇ 원작에 대한 몰이해 or 현지화의 실패

원작자 니노미야 도모코는 국내판 '칸타빌레' 티저 영상 예고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판 노다메, 방이 넓다"는 글을 남겼다. 지적이나 평가는 아니지만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일본판 드라마에서 노다메는 비좁은 방에 산다. 쓰레기가 워낙 많아 답답할 정도다. 이는 노다메의 넉넉하지 않은 경제 사정을 말해주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치아키와 대비를 이룬다. 캐릭터의 대비를 명백하게 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설내일의 집은 지저분하지만 천장이 높고 평수가 넓다. 답답한 느낌은 없다.

연출과 각색에 대한 아쉬움은 드라마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요리는 치아키와 노다메의 도 다른 연결고리다. 치아키는 뛰어난 요리 실력을 지녔고, 노다메는 만들지 못해도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노다메를 본의 아니게 돌보는 가운데 두 사람의 사랑도 싹튼다. 국내판에서 차유진의 주방은 PPL를 위한 장면으로 활용된다. 설내일을 위해 볶음밥을 만들어 주는 차유진의 찬장에는 상당한 개수의 참치캔이 들어 있다. 전쟁이 나도 끄덕없을 수량으로, 상호명 역시 잘 보이게끔 가지런히 정렬돼 있다.

jay@osen.co.kr

<사진> KBS

[프로야구 스카우팅리포트 앱다운로드]

[야구장 뒷 이야기]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