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마마', 막장기 뺀 착한 고집 통했다

김지현 2014. 10. 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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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가을이 시작되면서, TV가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성큼 다가온 가을에 걸맞은 따뜻한 드라마들이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과 주말드라마 '마마'가 막장기를 쏙 뺀 성숙함으로 안방을 따듯하게 물들이고 있다.

자극적 요소 없는 이야기의 힘

'내 생애 봄날'은 "고맙습니다"라는 봄이(최수영)의 담담한 인사말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 장기 이식을 통해 새 심장을 얻은 봄이는 '공짜 인생'이 아니기에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가고, 극은 그런 봄이의 감정선을 담담하게 따라가며 시청자의 공감을 유도해가고 있다.

이 드라마는 매회 감정을 폭발시키거나 큰 사건이 터지는 등 자극적 요소가 가득한 타 드라마와 달리 봄이와 동하(감우성)가 서로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밀도 있게 그려내고 있다 주변 인물들 역시 특별한 악역이 없을 정도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끈다.

'마마'는 역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여성들의 우정을 작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세밀하게 표현해 극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 아들 그루(윤찬영)만을 생각하는 강한 모성애의 승희(송윤아)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내 인상적이다.

승희를 믿었지만 태주(정준호)의 전 여자라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끼는 지은(문정희)과 두 여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태주의 관계는 탄탄한 연출과 촘촘이 짜여진 이야기 구조로 자칫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희석시켜준다.

누구든 공감하게 만드는 연기의 힘

드라마를 설득력 있게 이끌어가는 건 대본과 연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공감을 얻어야 한다. '내 생애 봄날'과 '마마'는 그런 기본적인 부분에 충실한 드라마들이다.

각각 4년, 6년만에 컴백한 배우 감우성과 송윤아는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대사 한 마디에 온 힘을 싣고, 표정 하나조차도 놓치지 않는 이들의 연기는 드라마의 가장 큰 힘이다.

감우성과 연기하는 최수영과 송윤아와 함께 하는 문정희 역시 최고의 앙상블을 이루며 극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최수영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선배 감우성에게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 배우라 안타깝다"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캐릭터에 매료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정희는 극 초반의 발랄했던 지은의 모습에서 탈피, 최근에는 절친 승희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가슴 아픈 눈물을 쏟아내는 복합적인 감정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귓가에 맴도는 음악의 힘

이밖에 두 드라마는 귓가에 맴도는 아름다운 OST로도 주목 받고 있다. '내 생애 봄날'은 통기타 선율이 돋보이는 딕펑스 김태현의 'sometime'을 엔딩곡으로 내보내 극의 여운을 극대화시켰다. 특히, 음악 후렴 부분에 '나의 가슴이 너의 심장이 기적 같은 시간을 만들어'라는 노랫말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내용까지 암시해 눈길을 끈다.

'마마'는 연주곡으로만 OST를 구성한 게 특징. '마마'의 박세준 음악감독은 "드라마의 자극적일 수 있는 설정을 OST를 통해 희석시키는 게 목표였다. 긴장감을 주면서도 극 전체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마마'에서 연주곡만 나오는 이유도 승희를 비롯해 각 인물들의 감정을 노래로 풀기 쉽지 않더라. 그래서 연주곡으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야기, 연기, 음악까지 모든 것이 따뜻한 '내 생애 봄날'과 '마마' 덕분에 올 가을 TV가 유독 훈훈해진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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