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별바라기' 예의 없이 종영 시키는 방법

2014. 9. 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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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우동균 기자]

<별바라기>가 초라해도 더 이상 초라할 수 없는 퇴장을 했다. 한 때 국민 MC로까지 불렸던 강호동을 내세웠지만 독특함도, 특별함도 보여주지 못한 채 끝까지 비난에만 시달리더니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것이다. 시청률 저조에 시달리더니 갑자기 폐지설이 돌았다. 웃고 떠드는 한 시간이 지나자 자막으로 폐지가 결정되었음을 알렸다.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한마디로 예의가 없는 종영이었다. MBC는 그동안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에 대하여 이런 식의 종영을 계속해 왔다.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나 토크쇼 <놀러와>등이 이에 대한 희생양이 되었다.

조기종영을 하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는 아닐진데 좋은 마무리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불합리해 보이는 행동이다. 아무리 시청률이 2.5%로 초라한 종영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을 끝까지 시청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오로지 시청률만이 중요한 문제였다.

초라한 별바라기 종영, 강호동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 mbc

이런 방송사에 대한 비난은 존재하지만 신기하게도 큰 파문은 없이 조용하다. 더군다나 강호동에 대한 동정론은 찾기 힘들다. 유재석의 <놀러와>가 종영할 당시 여론이 들끓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놀러와>역시 <별바라기>와 다르지 않은 방식의 종영으로 원성을 샀고, 이는 방송사에 대한 폭력으로까지 여겨졌다. 그 자리를 끝까지 지킨 유재석에 대한 동정여론도 확산되었다.

그러나 <별바라기>에는 그조차 힘들어 보인다. 강호동은 이제 예능계에서 너무 빠르게 그 위치가 작아지고 있다. 복귀후 무려 네 번째 폐지다. <달빛 프린스> <무릎팍 도사> <맨발의 친구들>그리고 <별바라기>다. 강호동 에게는 이제 <우리동네 예체능>과 <스타킹> 단 두가지 프로그램만이 남았다. 그마저도 시청률이 호쾌하게 좋지는 못하다. 방송인으로서도 그렇지만 사업가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강호동인 탓에 이런 결과는 그의 재정적인 면에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지라도 방송인의 자존심에는 크게 금이 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왜 이렇게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위치가 흔들렸을까.

누구나 국민MC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정상이 있었으면 언젠가는 내려갈 때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강호동의 몰락은 그가 한 때 시청률 40%가 넘는 프로그램을 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초라하다. 그의 휴식기간이 타격이 컸다. 그는 탈세 혐의를 받고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강수를 두었다. 이후 탈세 사실이 고의보다는 실수에 의한 것이라는 사 밝혀졌으나 강호동은 약 1년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강호동의 복귀 당시 강호동에게 쏟아지는 화제성은 굉장한 것이었다. 그러나 강호동은 프로그램 선택에서 우를 범하고 만다. 복귀작으로 선택한 <달빛 프린스>는 책을 소재로 했지만 예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진부한 느낌이 들었고 <무릎팍 도사>는 이미 강호동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소진한 상태였다. 차라리 <1박 2일>로 복귀를 했다면 화제성이 올라갈 수도 있었을 텐데 강호동은 대표작을 버리는 초강수를 둔다.

그러나 문제는 강호동의 스타일에 있었다. 강호동은 입담이나 대중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스타일의 진행자는 아니다. 그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끊임없이 솟아나오는 에너지와 힘에 있었다. 작은 일도 큰 일로 만들어 낼 줄 아는 그의 스타일은 긴장감을 만들어 냈고 그런 속에서 대중들은 재미를 찾았다.

시청자들이 강호동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

ⓒ mbc

그러나 그의 캐릭터는 이미 너무도 익숙한 것이었다. 그 익숙함도 문제였지만 그가 쏟아내는 강력한 에너지에는 호불호가 갈렸다. 그는 자연스럽게 대중과 동화되기 보다는 대중에게 웃음을 강요하는 스타일의 진행자다. 그것이 통할 땐 더없이 훌륭한 진행자지만 통하지 않을 때는 지나친 잉여 에너지를 양산해 낸다.

신동엽이나 유재석 역시 부침이 있다. 그러나 신동엽이 재기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무기가 에너지 보다는 입담인 까닭이다. 그는 어느 자리에서건 재치있는 한 마디를 던질 줄 안다. 대중들은 그의 말을 '드립'이라고 부르며 웃음을 터뜨린다. 그는 프로그램 전체를 장악하기 보다는 그 중 하나가 되길 선택했고, 닥치는 대로 프로그램에 나서며 무려 8개의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오히려 눈에 띄지 않으면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복구한 것이다.

유재석은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편안한 진행을 선보인다. 프로그램 전반을 장악하는 강호동 같은 힘은 없지만 유려하게 프로그램 분위기를 만들고 부드러운 배려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분량을 뽑아낸다. 자연스럽게 유도해 내는 웃음 속에서 시청자들은 편안함을 느낀다. 그가 아직도 대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유다.

강호동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의 등장만으로 프로그램의 분위기에 활력을 띄는 것이다. 그러나 그 활력은 웃음에 대한 강박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시청률이 저조할수록,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식상할수록 강호동에 대한 안티 여론은 급증했다.

그의 장점인 힘을 살리면서도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 수 있는 자리를 찾는 것. 그것이 강호동이 다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이제 예능계에서 최고의 MC로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 예능계에서 원하는 것은 더욱 독특하고 새로운 캐릭터와 콘셉트다. 강호동이 이런 세태에 적응할 수 있을까. 그가 국민MC는 아니더라도 인기 MC로 남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할 질문이 되었다. 그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든지 아니면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포맷의 예능을 선택하든지 그만의 새로운 정답이 필요할 때가 아닐 수 없다.스마트하게 오마이뉴스를 이용하는 방법!☞ 오마이뉴스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오마이뉴스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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