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청춘 의미요? 없습니다"..나영석 PD의 우문현답

2014. 9. 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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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김수지기자] "의도요? 없습니다. 의미요? 없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단호박'이었다. 나영석 PD는 이번 '라오스편'의 메세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을 단호하게 잘랐다.

"그냥 즐기세요. 있는 그대로를 즐기시면 됩니다."

tvN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신효정PD·이하 꽃청춘)이 시작됐다. 1회, 유연석, 손호준, 바로가 배낭여행을 떠났다. 역대 최악의 조건이다. 40도가 넘는 폭염에도 불구, 맨몸으로 라오스 땅을 밟았다.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걸까?

나영석 PD는 '디스패치'와의 통화에서 "진짜 청춘을 보여주고 싶었다. 원래 배낭여행은 친구들끼리 준비없이 떠난다"면서 "아니 준비를 한다지만, 사실 제대로 준비도 못한다. 그게 배낭여행이다. 그리고 '꽃청춘'의 출발점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나 포커스는 '청춘'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는, 단언컨대, 없다. 나PD는 "이번 시즌에선 기존 '꽃'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감동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의미를 찾지 말고 있는 그대로 즐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대들의 '꽃청춘'. 지금까지의 '꽃' 시리즈와는 분명히 다르다. 의외의 조합도, 낯익은 짐꾼도 없다. 힐링을 찾기도, 의미를 파악하기도 힘들다. 대신 그들의 배낭여행에는 '우리'가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가 경험해본 그런 여행….

'디스패치'가 묻고, 나영석PD가 답했다. '꽃청춘'을 즐기는 방법이다.

◆ "친구들과 여행가봤지?"'꽃청춘' 라오스편은 배낭여행의 정석을 표방한다. 출발선부터가 기존 '꽃' 시리즈와 다르다.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원로배우도, 일탈을 즐기고픈 여배우도, 코믹요소를 담당할 짐꾼도 없다. 대신 진짜 친구들을 조합했다.나영석 PD는 "배낭여행을 누구와 가냐는 단순한 의문에서 캐스팅을 시작했다"며 "직장동료 느낌이 강한 '꽃할배', '꽃누나'와 달리, '친구'라는 끈끈한 관계가 있는 스타를 골랐다. 그래야 편안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행지도 최악의 코스로 골랐다. 장소는 라오스다. 시기는 일부러 이동이 힘든 우기를 택했다. 기본 40도가 넘는 찌는 듯한 폭염, 마른 하늘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변덕 심한 날씨다.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20대 청춘 3명이 맨몸으로 배낭여행의 성지인 라오스로 갑니다. 그리고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코스만 골랐습니다. 그곳이라면 20대 특유의 열정과 패기를 보여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딱 거기까지입니다." (나영석PD)

◆ "힐링? 단지, 청춘이 있다"

'꽃청춘' 1회에서는, '청춘'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꽃청춘' 3인방은 사전정보도 없이 무작정 숙소를 예약했다. 옷은 현지 시장에서 급조했다. 그래도 야밤에는 맥주를 마시며 웃었고, 라오스의 풍경을 즐기며 환호하기도 했다.인상적인 건, '꽃' 시리즈 특유의 힐링코드가 없었다는 것. 기존 시리즈는 여행을 통해 갈등하고, 진화하며, 인생을 돌이켰다. 하지만 '꽃청춘'은 3인방의 긍정적인 에너지로만 80분을 채웠다. 맨몸으로 부딪치고, 웃고, 떠드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그래서 더 리얼했다. 진짜 20대의 여행기였다. 나영석PD는 "20대를 겪은 사람이라면 알 것 같다"면서 "이 나이에는 그냥, 막, 웃고, 떠들고, 노는 게 전부다.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남은 회차도 마찬가지다. 나영석PD는 "향후 내용도 1탄의 분위기가 무한반복이 될 것"이라면서 "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보면서 '나도 친구들이랑 배낭여행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말했다.

◆ "그래, 우린 저렇게 놀았었지"나영석PD는 시종일관 '정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배낭여행'이라는 단어의 정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마치 처음부터 이번 여행을 염두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인터뷰 도중 "이번 시즌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여행"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역순구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PD는 노배우의 '꽃할배'과 여배우의 '꽃누나'를 먼저 보여줬다. 이후 마음만은 청춘인 40대 뮤지션의 '꽃청춘'에 도전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진짜 청춘인 20대의 여행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 동안은 배낭여행이라는 틀을 빌려 쓴 느낌이에요. 여행을 빌려서 사람들의 인생을 이야기했죠. 하지만 이번 라오스 특집은 다릅니다. 특별한 메시지도, 의미도 없습니다. 그냥, 진짜 배낭여행을 보여주는거죠. 즐기세요~" (나영석PD)

다만, '꽃'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공감대는 여전하다. 나PD는 "10~20대에겐 그들의 이야기다. 반면 30대 이상은 청춘을 추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맞아, 우린 이렇게 놀지'와 '그래, 우리도 저렇게 놀았었지'가 교집합을 이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tv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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