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종영] 모든 것 다 잃은 '유혹' 결국 배우들만 남았다

문지연 입력 2014. 9. 17. 06:51 수정 2014. 9. 17. 06: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문지연 기자]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유혹'은 배우들의 연기만 남긴 채 사라졌다.

1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유혹'(한지훈 극본, 박영수 연출) 마지막회에서는 유혹에 빠졌던 네 남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암이 전부 전이됐던 유세영(최지우)은 치료를 거부하며 차석훈(권상우)의 애간장을 타게 했고 뇌물 문제로 한 차례 무너진 뒤 재기를 노리고 있는 강민우(이정진)와 재회하지 않은 나홍주(박하선)의 이야기였다.

마지막회 까지 쉼없이 달려 왔음에도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던 이 드라마의 끝은 그런대로 성공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무엇도 남기지 못한 채 끝이 났다. 갑자기 유세영과 차석훈이 사랑에 빠지고 그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나홍주가 강민우에 결혼을 요구하는 등 예기치 못한 전개가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었다. 갑자기 병에 걸리는 유세영의 모습과 함께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는 차석훈과 나홍주, 그에 더해 두사람 사이를 질투하는 강민우나 어처구나 없는 나홍주의 시월드 등 개연성 없는 전개는 '유혹'에 대한 시청자들의 원성을 불러왔다.

마지막 모습 또한 아름답지 않았다. '천국의계단'을 너무 감명 깊게 보셨던 걸까. '정신적 외도도 외도'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진 세상 속에서 당당히 불륜 커플의 로맨스를 그려내는 것은 딱히 아름답지도 않았다. 나홍주의 수난시대도 서글펐다.

어찌보면 피해자인 인물인 나홍주는 마지막까지도 행복하지 못한 채 종영을 맞았다. 나홍주에게 굳이 간병을 요구하는 유세영의 모습도 딱히 아름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유세영과 차석훈은 아름다운 로맨스를 그리며 마지막까지 홍콩에서 키스를 하는 등 실소를 자아내는 전개를 보여줬다.

개연성부터 논란까지 어느 하나 떳떳하지 못했던 '유혹'이 남긴 것은 단 하나. 모든 것을 잃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만큼은 남겼다. 개연성이 결여된 전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연기력으로 승화시키는 배우들의 노고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

터무니없는 병의 재발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최지우나 도망치는 그녀를 다시 잡아 애타는 사랑을 보여준 권상우, 나쁜남자로 변신해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이정진이나 홀로 아픔을 모두 감수해야 했던 박하선까지 배우들의 연기력에 만큼은 박수가 쏟아졌다.

결국 배우들의 연기만 남긴 '유혹'이었다.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던 '유혹'은 결국 흐지부지한 결말로 시청자들에 허탈감을 안겨줬다. 20회를 달려온 '유혹'의 후속으로는 한석규, 이제훈 주연의 '비밀의문'이 방송될 예정이다. 22일 오후 10시 첫 방송.

문지연 기자 annbebe@tvreport.co.kr/ 사진=SBS '유혹' 화면 캡처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