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게이·왕따·폭력..외로운 것들의 충돌

안이슬 기자 2014. 8. 30. 09: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뷰] 야간비행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안이슬 기자]

이송희일 감독이 퀴어의 울타리 너머로 시선을 확장했다.

제 64회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던 '야간비행'이 지난 28일 개봉했다. 그간 '후회하지 않아', '백야', '남쪽으로 간다' 등 수작을 내놓았던 이송희일 감독은 '야간비행'을 통해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부조리를 처절하게 담았다. '후회하지 않아'에서 김남길과 김동욱을, '지난여름, 갑자기'에서 한주완을, '백야'를 통해 이이경을 발굴했던 이송희일 감독은 이번에는 모델 출신 곽시양과 이재준을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내신 1등급의 모범생 용주(곽시양 분)는 중학교 시절의 친구인 기웅(이재준 분)을 마음에 두고 있다. 중학생 시절에는 괴롭힘을 당했던 기웅은 노동운동을 하던 아버지가 감옥에 간 후 어긋나기 시작해 학교 짱으로 군림한다. 두 사람과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기택(최준하 분)은 기웅과 친구들의 샌드백이 되어 매일 모진 구타를 견딘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은 비상식적인 일이 비일비재한 학교 안에서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혀들어 가며 답을 찾을 수 없는 갈등과 대면한다.

영화는 동네의 어딘가에 있을 법한 학교 안에서 나뉘는 권력관계와 그 관계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하나의 작은 시작으로 인해 톱니바퀴처럼 문제가 발생하고, 주인공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괴롭힘의 대상이 달라지며 이전의 약자가 강자가 되고, 평범하게 지내던 수재가 단번에 전교생의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 영화 속 모습은 현실의 모습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외롭고 쓸쓸하게 내던져진 이들은 답을 찾으려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마구 내달린다.

'야간비행'은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부조리와 더불어 노동운동과 미혼모 등 또 다른 소외된 사람들을 영화에 끌어들인다. 용주의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미혼모로 아들을 키워온 과거가 있으며, 기웅의 아버지는 과거 노동운동으로 인해 경찰의 감시를 받는다. 주인공과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얽히며 영화는 점점 큰 세상으로 나아간다. 여러 가지 문제가 뒤얽혀있는 만큼 주변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설명하지는 않는다.

'야간비행'을 통해 처음으로 영화에 도전한 이재준은 대사 대신 강렬한 눈빛으로 영화의 무드를 주도한다. 고등학생답지 않게 수염을 기르고, 머리를 짧게 자른 마른 몸의 이재준은 온 몸으로 반항의 에너지를 뿜는다. 영화 내내 힘이 들어가 있던 강한 눈빛은 어느 순간 애처롭게 무너진다. 그 간극은 꽤 신선한 느낌을 준다. 용주 역의 곽시양은 밝은 10대 소년이 극한의 상황에 치닫는 변화를 무난히 소화했다. 다소 어색한 움직임도 엿보이지만 이만하면 합격점을 줄만하다.

학교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애석하게도 학생들은 볼 수 없다. 감독의 전작과 비교하면 수위는 높지 않다. 청소년관람불가. 134분.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긴급 추천 스마트정보!]

'무적 신세' 박주영, 지도자 자격 취득.. 이유는 병역 문제? 英 익스프레스 "맨유, 비달 아닌 카르발류 영입 노려" 추석 앞둔 해남 들녘 '메뚜기떼 습격'...논 2ha 초토화 최홍만, 5년 만에 격투기 복귀.. 도요타와 '맞대결' '세월호 희생자 모욕' 일베 회원, '징역 1년' 실형 선고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스타뉴스 페이스북 바로가기▶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

제보 및 보도자료 star@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이슬 기자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