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핫클릭] '비정상회담' 줄리안, "이상형? 예술감성 통하면 끌려요"

황지영 2014. 8. 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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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황지영 기자] '비정상회담'에서 다수의 여성팬을 확보한 벨기에 대표 줄리안 퀸타르트(28), 훈훈한 비주얼과 재미있고 유쾌한 말솜씨로 여심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하지만 줄리안은 "비호감을 면한 외모다. 잘 생겼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겸손한 자세로 인터뷰에 응했다.

21일 비가 쏟아지던 날 오후, 줄리안이 홀로 TV리포트 사옥을 방문했다. 힘들지 않았냐는 물음에 "괜찮아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JTBC '비정상회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줄리안은 최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인기요? 실감해요. '비정상회담' 방송이 늘어갈 때마다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어요. 수염도 안 밀고 모자 쓰고 나갔는데도 다 아시더라고요. 솔직히 '불편해질 수도 있겠다' 싶을 때도 있죠. 하지만 지금 너무 감사해요. 사진 찍어달라는 분들도 계신데, 영광이죠. 다만 멀리서 몰래 찍는 것 보다 말하고 같이 찍었으면 좋겠어요. 저 웬만하면 거절 안 해요!"

◆ 10년 전 만난 한국? "아시아의 라틴족"

2014년 8월로 한국에 온지 10년이 된 줄리안은 교환학생으로 처음 한국을 찾았다. 어떤 나라인 줄도 잘 몰랐지만 마냥 설렜다. "신나는 모험 같았어요. 어린아이가 된 기분으로 모든 것을 신기하게 느꼈어요. 벨기에에서 '한국인은 아시아의 라틴족이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흥도 많고, 즐길 거리도 많겠다고 생각했죠"라고 당시의 느낌을 회상했다.

이젠 한국에서 삶이 익숙한 줄리안이지만 처음에는 향수병에 우울증까지 느꼈다. 룸메이트가 생기면서 또 이태원을 만나면서부터 다시 행복한 한국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런 고충을 겪고 있을 또 다른 외국인을 위해 줄리안은 한국생활 팁을 전수했다.

"처음에는 이태원이 싫었어요. 외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라서 저는 한국인 많은 곳에서 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5년 정도 살다보니까 혼란스럽더라고요. 한국인들 김치 생각나듯 제누와즈(케이크 시트, 밀가루 설탕 버터 바닐라를 넣어 만든 촉촉한 질감의 가벼운 스펀지케이크)도 너무 먹고 싶었어요. 그 순간 '내가 외국 사람이구나'라는 걸 한 번 더 알게 됐죠.(웃음) 그걸 인정하는 순간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동안 너무 한국문화만을 느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 살면서 한국문화를 느끼고 힘들 때 쯤 이태원으로 오는 걸 추천해요. 여긴 제누와즈도 있고, 빵도 많고 너무 좋죠."

◆ '비정상회담'이 가져온 변화

줄리안은 '비정상회담'으로 얻은 인기 혹은 유명세에 대해 조심스러워 했다. "인기라는 것이 오르락내리락 하잖아요. 한국 사람이 똑같이 떠들었으면 이런 인기 없었겠죠. 외국인이니까 더 좋아해주시는 건 맞는 것 같아요. 한국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외국인을 통해서 전하는 거죠. '대리 토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한국에 사는 만큼 벨기에의 최근 이슈에 둔감할 수밖에 없는 줄리안은 부모님과의 전화통화로 '비정상회담' 녹화준비를 하곤 한다. 방송 출연 이후 부모님과의 통화시간이 늘었다면서, 좋은 방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열심히 준비했기에 풀어놓을 이야기가 많아 '벨기에의 전현무' 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수다쟁이 이미지가 됐다.

"아~ 그 별명 별로 안 좋아요. 하하. 요새 SNS 댓글 보면 '꽥꽥'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말 많은 것 인정해요. (준비한 것에 대해서) 말 많이 하고 싶어요. 다른 출연자한테도 질문하려고도 하죠. 작가님께서 'G11이 아니고 G14다. 3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도 진행 안 한다'고 하시면서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대본대로 안 가고 자유롭게 하다 보니 점점 서로간의 질문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녹화 이후 줄리안은 대중들의 반응도 꼼꼼하게 살핀다. "댓글도 웬만하면 다 읽으려고 해요. 주로 들었던 말은 '개방적인 본인 생각을 소신 있게 말해줘서 기분 좋다'는 거예요. 제가 봤을 땐 '한국 무조건 사랑해요, 좋아요'가 아니라, '이런 점은 좋고 또 이런 점은 우리나라와 맞지 않는다'고 솔직히 이야기 해주는 모습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부모님 세대부터 지금 20대를 비교하면 한국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내가 벨기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표로 이야기하면서 한국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셈"이라고 진지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 또 다른 10년이 흘러도 한국생활은 계속

방송도 좋지만 줄리안은 자신의 생각을 100% 전할 수 있는 음악에 애착을 느꼈다. DJ로 활동 중인 줄리안은 클럽에서 좋은 음악을 듣고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취미도 음악작업, 파티주최 등 늘 음악과 함께 한다. 이상형도 예술적인 감성이 통하면서 활발한 사람을 꼽았다.

"작곡가로는 능력이 모자라지만 DJ로는 'Not Bad(나쁘지 않다)' 같아요. 음악 앞에서는 겸손해져요. 그냥 내가 즐기고 좋은 음악 들려주려고 해요. 물론 작곡에 시간을 들이고 싶은데, 지금은 다른 일들이 많이 생겨서 못하고 있어요."

줄리안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DJ로 안타까운 점도 꼽았다. "한국 클럽은 남녀 간의 만남이 이뤄지는 장소라는 개념이 강한 것 같아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단순한 이성 간의 교류가 아니라 밴드 공연 보듯 음악 들으러 가는 재미인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에서 DJ 생활을 하면서 계속 이런 인식을 바꿔나가고 싶어요. 지금 한국에서 결혼할 여자 집에 가서 직업으로 'DJ합니다'라고 하면 싫어하시잖아요. 그런 선입견을 없애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음악 앞에 진지한 줄리안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10년 뒤를 정해놓고 가는 삶보다 현재 생활에 충실하고 싶어했다. 과거가 미래를 만들 듯, 줄리안은 현재의 삶이 10년 후를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막연히 음악관련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지금 내가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 것 같다'라는 느낌대로 움직여요. 그래서 지금 당장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먼 미래보다는 지금 하고 싶은 걸 택하죠. 10년 후에 뭐가 됐든, 가장 하고 싶은 건 있어요. 저는 계속 한국에서 살 것 같아요. 대신 유럽이랑 한국하고 자주 왔다 갔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혹은 가족이 한국에 오는 일이 많아지거나. 그냥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황지영 기자 jeeyoung2@tvreport.co.kr/사진=이선화 기자 seonflower@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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