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주변에서 '군도' 출연 만류, 난 자신있었다"(인터뷰)

유수경 2014. 7. 2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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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국내에서 '꽃미남 배우' 넘버3를 꼽으면 이 배우가 빠질 수 없다. 지난 2003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해 어느덧 연기 경력도 10년을 넘었다. 세월은 막을 수 없는지라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지만, 얼굴은 전성기 때 그대로다.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그러나 '반전 성격'을 지닌 남자 중의 남자 강동원이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4년 만에 돌아온 강동원이 선택한 작품은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였다. 상대역은 하정우에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것은 당연지사. 개봉일부터 티켓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첫날 55만 명을 동원하며 2014년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48시간 만에 100만 돌파라는 기록까지 달성했다.

△악역 조윤으로의 변신

조윤은 악역 담당이지만 군도 패거리와 마찬가지로 시대에 버림받은 사람이에요. 서자 출신이고 결국 무관으로 성공하긴 했으나 출세를 할 수 없는 인물이죠. 원래 시나리오에는 같은 동기보다 월등히 뛰어난데, 서자라고 무시해서 걔네를 때렸다가 끌려가서 맞는 장면도 있었어요. 악역이 어렵진 않았냐고요? 굉장히 즐기면서 했어요. 하하. 덕분에 이경영 선배의 머리도 쓰다듬어봤죠. 물론 너무 죄송해서 처음엔 잘 못하겠더라고요.

△내 안의 자신감

조윤의 첫인상이 무엇보다 좋았어요. 캐릭터의 느낌이 좋아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분량이 작고 악역이라서 만류하는 분도 많았어요. 게다가 기라성 같은 배우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냐고 걱정하는 얘기도 들려왔죠. 저는 자신 있으니까 한다고 했어요. '너가 보이기나 하겠냐'라고 물어서 속으로 '너무 날 무시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고요.

△하정우와 미모 비교 당황스러워

어떤 분이 감독님에게 그런 질문을 했더라고요. '하정우와 강동원에게 서로 다른 카메라 기법을 사용했냐'고. 그 말 듣고 빵 터졌죠. 제가 알기로 그런 기법 같은 건 없어요. 피부 스킨톤이 다르니까 그렇게 보인 거겠죠. 조명을 같이 쳐도 흑인은 안 보이고 백인은 보이듯이 그런 원리 아닐까요? 꽃 날리는 장면도 저에게만 사용된 게 아니에요. 도치(하정우 분)가 백성 앞에 서 있는 장면에서도 날리죠. 그저 미장센을 위한 도구였어요.

△오랜만의 현장, 설레임과 긴장감 교차

오랜만에 촬영 현장에 가니까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요. 호흡이 처지는 감도 있었고요. 영화에서 호흡이나 속도감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물론 아쉽기도 했죠. 하지만 그것도 경험이니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데뷔 이래 이렇게 쉬어본적이 없으니까 좋기도 했고요.

△다정한 '군도' 형님들

'군도'를 촬영하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좋은 동료들을 알게 됐다는 거에요. 영화적으로도 너무나 큰 배움이 있었죠. 특히 윤종빈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어요. 형들은 제게 일부러 많은 기회를 넘겨줬어요. 마동석 형님은 '큰 언니' 같은 존재였죠. 살아온 세월보다 얼만큼 서로 잘 맞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잘 맞는다면 친구가 될 수 있죠.

△내 성격이 변했다고?

성격이 변했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사실 전 처음부터 이렇게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말이에요. 아마 인터뷰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데뷔 초창기 때부터 되짚어보자면 엄청난 발전이에요. 한 번에 바뀐 건 아니에요. '초능력자' '의형제' 할 때부터 말이 많아졌다는 얘길 들었는데 점점 나이가 드니 편해지는 것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보다는 연세가 많고 무서운 기자분들이 많이 없어져서 그런 게 크죠. 하하. 요즘은 젊은 기자들이 와서 편안하게 대화를 하니까 저도 위축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거 같아요. 현장에 가도 스태프들이 저보다 많이 어리더라고요.

△'군도' 맛집 투어가 기억에 남아

'군도' 촬영 하면서 맛집을 정말 많이 갔어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섬진강 은어에요. 최고였어요. 막국수집도 기억이 나고요. 가오리찜집도 정말 맛있었죠. 아, 한 번은 옻닭 먹고 옻이 오르기도 했어요. 손에 수포가 막 올라오는데 그냥 알러지인 줄 알았거든요. 가렵고 점점 번져서 손을 타고 올라오는데 어떤 분이 옻올랐다고 말해줬어요. 약을 먹었는데 너무 독해서 대사를 치는데 횡설수설했다니까요.

△강동원이 그리는 미래

'군도'가 삼십대 첫 작품이니까 이제 뭔가 만들어가야 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어요. 이십대 때는 아직은 성숙한 성인으로서 모자란 느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영화배우로서 예전에는 신인이었다면 이제는 중간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고요. '한국 영화를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하는 마음이 듭니다. 제게 있어 '군도'는 너무 좋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어요.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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