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희 "20년 뒤? 목사 돼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김지하 기자 2014. 7. 2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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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강성재스럽다' '강성재만도 못한' 드라마 속 캐릭터로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 존재감 있는 배우가 있다. 최근 종영된 SBS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에서 강성재 역을 맡아 몰입력 있는 악역 연기를 펼친 송재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8개월간의 긴 촬영 일정을 마치고 이제야 숨을 돌리고 있다는 송재희를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났다.

'나만의 당신'의 강성재는 말 그대로 악인이었다. 부와 명예를 위해 조강지처 고은정(이민영)을 버리고 재벌2세 이유라(한다민)와 도둑 결혼하면서부터 그의 악행은 시작됐다. 강성재는 결혼을 반대하는 이유라의 오빠 이준혁(박형준)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이후 이 모든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반복하며 뻔뻔하게 계속된 만행을 저질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성재의 악행은 더 심각해졌다. 그러나 결국 덜미를 잡혔고, 각종 증거들이 더해져 빼도 박도 못 할 상황이 됐다. 강성재는 이 과정에서 어머니 오광자(유혜리)를 잃었고, 사고로 실명 위기에 처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악인들에게는 스스로 악인일 될 수 밖에 없다고 여기는 이유가 있다. 강성재 역시 그러했다. 강성재 나름대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싶은 이유가 있었고, 이준혁과 실랑이를 벌인 것에 대한 이유도 있었다. 송재희는 이런 강성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강성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나이고, 그 다음이 작가님일 것 같아요"라며 맡았던 배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드라마 중반부 사망한 이준혁의 환영이 나타나서 강성재의 목을 조르고, 죄를 묻는 장면에서 그가 죄책감을 느끼고 뉘우칠 것이라고 여기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송재희는 "어쩌면 그 후에 나를 괴롭히는 인물들이 이준혁으로 투영 돼 보였던 것 같다"라는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으며 강성재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강성재는 결국 시력을 잃었고, 1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게 됐다. 이에 '나만의 당신'의 시청자들은 결만이 다소 극단적이라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송재희는 강성재가 맞이한 결과에 누구보다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꼿꼿한 모습이 강성재다웠어요. 사실 '마지막 장면에서라도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미안하다고 하면 그건 강성재가 아니죠"라며 "사실 뉘우쳤다면 조금 아쉬웠을 것 같아요"라고 털어놨다.

이렇듯 그가 강성재에 애착을 보이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난 2010년 드라마 '로드 넘버원'을 통해 악역을 소화한 바 있지만 악인이라고 하기에는 뚜렷하지 않은 캐릭터였다. 오히려 다른 작품을 통해 선하고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만을 보였었다. 이런 그가 아침드라마 주인공이 되면서 악역이라는 획기적인 변신을 꾀했고 시청자들의 경악과 분노를 이끌어내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 자체가 그의 배우로서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었다.

송재희가 촬영 내내 가장 듣기 좋아했던 말은 '역시 강성재'였다. 현장에서는 '강성재스럽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나돌기도 했다. 그만큼 송재희의 존재감은 커졌고, 이는 남녀 주인공 커플을 넘어서는 듯 보이기도 했다.

송재희 역시 이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사실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신이 많아지고 점점 몸이 바빠지더니 내가 어느 정도 극의 중심으로 가고 있다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라며 "그래도 스태프들에 감사했던게 정말 힘을 많이 주셨어요. 내가 잘했다기 보다는 강성재 이야기가 싸이코적이라서 그런지 참 재미있어들 하시더라고요. 덕분에 '강성재 메이커'가 생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일일아침드라마 121회와 8개월의 촬영 강행군은 그에게도 체력적인 도전이었다. 시간이 없어 운동도 전혀 못했고, 틈이 나면 대본 보기에 바빴으며, 자기 관리를 할 시간도 없었다고. 송재희는 "정말 힘들었고 '이런다 죽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마지막 한 달 정도는 험한 신들도 많았거든요. 한 번 구르기 시작하니까 다 된다고 생각했나봐요. 아주 단단한 돌계단에서 구르는데 온 몸에 피멍이 들고 상처가 나기도 했어요. 소리도 많이 질렀고, 강물에 빠지기도 했죠"라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나만의 당신'을 통해 변신의 귀재로 떠오른 송재희는 10년 뒤에도 배우이기를 꿈꿨다. 어떤 모습이건 행복할 자신이 있지만 배우를 하고 있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20년 후의 송재희는 의외였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20년 후면 목사가 돼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연예계 생활을 하며 굉장히 부조리한 일을 많이 봤어요. 제가 이런 면들을 본 것은 이 어려움을 뚫고 최고가 되라고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런 부조리함에 피해입고 고통받은 어려운 약자들을 도와주라는 뜻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는 뚜렷한 미래를 그렸다. 이는 배우 송재희와, 인간 송재희 모두에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송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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