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로또모기지' 시들해졌다

이초희 2014. 4. 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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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초저금리로 시범사업 땐 인기 뜨겁더니 시들집값 상승 기대에 내 집 마련 디딤돌대출로 수요자 빠져나가까다로운 조건도 걸림돌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정부가 지난해 8·28대책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공유형 모기지'의 약발이 시들해지고 있다. 모기지는 1%대 초저금리 혜택으로 '로또대출'이란 별칭을 얻기도 하며 시범사업 당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본 사업에서는 1월 1434건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2월부터 600~700건대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수요자들은 공유형 모기지보다 금리가 1%포인트 높은 '내 집 마련 디딤돌대출'로 몰린다. 정부는 이에 대해 향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주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공유형 모기지는 집값 상승 시 차익을 정부와 배분해야 되지만 디딤돌대출은 세입자가 모두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까다로운 조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손익·수익 공유형 모기지는 지난해 12월9일 본 사업이 시작된 이후 22일 현재 총 5547억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 중이다. 5개월가량 실제 이뤄진 대출건수는 4275건이다. 지난해 10월 시범사업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지난해 10월2일 위탁은행인 우리은행이 모기지 대출 접수를 개시한 이후 54분 만에 신청 한도인 5000건이 마감됐다. 이 중 2276건이 심사를 거쳐 대출이 이뤄졌다.

정부는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본 사업이 들어가면 올해 예정된 예산 2조원(1만5000가구)이 상반기 중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본 사업 첫 달인 12월 672건에 874억원 대출에 그쳤으며 1월엔 1864억원(1434건)으로 반짝 수요가 몰렸다. 이어 2월 793억원(610건), 3월 1011억원(778건)에 머물렀고 이달 들어서도 1005억원(781건)에 불과하다. 3~4월 봄 이사철보다는 미리 1월 공유형 모기지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유형 모기지 인기가 수그러든 반면 정부가 올해 1월2일 출시한 최저 2%대 금리의 디딤돌대출은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1월 3956억원(4332건)으로 시작해 2월 6284억원(6854건), 3월 6726억원(7488건), 22일 현재 5296억원(5893건)을 기록 중이다. 2.5~3.6%의 금리인 디딤돌대출은 1%대 모기지보다 4배 가까이 대출 부담이 크지만 오히려 인기가 높아진 셈이다.

국토부는 향후 집값이 회복될 것이란 예측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 공유형 모기지보다 디딤돌대출 이용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집값이 올랐을 때 수익을 정부와 공유하는 방식 대신 차익을 세입자가 모두 가지는 디딤돌대출을 실수요자들이 선호한 영향이란 얘기다. 공유형 모기지의 상대적으로 깐깐한 조건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모기지는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집에 대출할 경우 정부가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현장실사를 통해 까다로운 심사가 이뤄진다. 실제 매달 신청자 중 70%가량만 실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이달 들어 5년 이상 무주택자도 공유형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디딤돌대출은 5년 이하 무주택자도 이용할 수 있어 문호가 더욱 넓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을 넘지 않는 무주택자, 생애최초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은 연 7000만원 이하 소득자면 특별한 제한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토지실 주택기금과장은 "경기가 최근 살아나면서 집 값 바닥론이 힘을 얻으며 디딤돌대출이 늘어나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공유형 모기지에 대한 조건을 완화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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