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슬픔·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 '트라우마' 아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이 장기화되면서 생존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사망자의 부모나 형제 등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게도 트라우마나 그 전단계인 급성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열흘 가까이 비극적인 광경을 목격한 현장 구조반이나 의료진, 대책반 관계자들도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TV나 신문지상에서 이 광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국민도 침통함과 분노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문가의 상담과 진단을 통해 올바른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별검사 자가진단표'는 증세의 조기 진단에 유용한 지표입니다.
"자가진단표는 생존자와 현장의 피해자 유가족 및 치료 요원, 그리고 사건 소식을 접한 가족 및 가까운 지인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인의 슬픔, 애도, 분노 등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름 붙이는 것은 정신건강 증진의 올바른 방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
하지만 누가 과연 이런 질곡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각종 사고와 범죄, 자연재해가 늘어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누구에게나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정신건강의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열린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밀어 봅시다. 건강한 몸과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이 감싸주는 언행이 지금의 아픔을 빨리 낫게 할 것입니다.
<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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