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ize] 뮤지션이 인터뷰 대신 음감회를 하는 이유

이지혜 기자 2014. 4. 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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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혜기자]

"난관에 봉착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걸 처음 접해본다." 이승환이 말한 "이런 걸"은 음감회다. 1989년 데뷔, 25년 동안 활동한 이승환이지만 음감회는 처음이었다. 음감회에는 그와 넬의 김종완, 돈 스파이크 등이 함께 출연해 20명의 팬들 앞에서 새 앨범 < Fall to fly 前 > 의 곡들을 AR로 들어보고 다양한 감상을 이야기했다.

이적, 넬, 이승환 등 많은 싱어송라이터들에게 음감회는 앨범 발표의 새로운 형식이 되고 있다. 신인 그룹 악동뮤지션도 음감회를 개최했고, 이소라는 자신이 나오지 않고 함께 작업한 뮤지션만 나와 곡에 대해 설명하는 다소 파격적인 형태의 음감회도 진행했다. 이소라의 홍보를 맡고 있는 포츈 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 팀장은 "이소라가 보여줄 것은 오로지 음악이기에, 음악에만 초점을 두는 행사인 음감회를 마련했다"며 "마치 신차 발표회처럼 음악이 전부인 뮤지션들에게는 사전 프로모션에 있어 중요한 행사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음악 프로그램은 대부분 아이돌 위주의 순위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토크쇼에서도 음악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반면 음감회는 뮤지션이 한 시간 이상 앨범 전 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이적은 음감회에서 자신이 직접 곡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기도 했다.

효과도 명확하다. 음감회는 네이버를 통해 생중계, 또는 녹화 방영 되는 경우가 많다. 악동뮤지션의 경우 네이버 생중계를 9만 명이 봤고, 이후 업데이트된 영상을 13만 명 이상이 시청했다. 음감회는 아니었지만 조용필의 쇼케이스 역시 네이버를 통해 25만 명 이상 시청했다. 지상파 TV 시청자 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네이버를 통해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은 그만큼 음감회를 여는 뮤지션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네이버 홍보실의 심예원 과장은 "싱어송라이터들은 나갈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음감회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네이버는 음감회뿐만 아니라 네이버 뮤직에서 스페셜 페이지 개설, 뮤직비디오 제작기 등 다른 콘텐츠도 제공한다. 그만큼 앨범 전체를 들어줄 충성도 높은 팬들을 만들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이승환의 소속사 드림팩토리 측이 "여러 홍보 채널 중 네이버도 하나였다"고 말할 만큼 포털 사이트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와 싱어송라이터가 결합하는 음감회는 단지 홍보 채널이 하나 늘어난 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한 뮤지션은 음감회를 열었던 이유로 "매체는 너무 많고, 다른 노래가 나와도 질문은 항상 같다"고 말했다. 뮤지션들은 지금도 종이 신문을 비롯한 언론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가 많이 생기면서 기자들을 한꺼번에 불러서 라운드 인터뷰도 한다. 하지만 음감회를 하는 뮤지션들은 인터뷰를 아예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신 음감회에서 자신의 음악에 대해 말한다. 필요하다면 기자들을 불러 몇 개의 질문을 받는 정도다. 이소라는 음감회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고, 기자들은 질문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음감회에서 공개된 곡과 참여 뮤지션들의 설명은 기자들을 통해 기사화됐다. 뮤지션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음악만 들려주자 역설적으로 어떤 인터뷰보다도 더 음악에 집중한 기사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TV보다는 섬세하고 다른 언론 매체보다는 파급력이 큰 어떤 방송, 또는 스스로 하는 인터뷰. 뮤지션은 TV가 아닌 포털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음악을 이야기하고, 팬들은 뮤지션들에게 직접 음악 이야기를 듣는다. 기자들은 인터뷰를 하지 않고 음감회의 이야기를 기사로 쓸 수 있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일 수도 있다. 다만 기존 매체는 뮤지션과 인터뷰하는 대신 뮤지션의 이야기를 전달하게 된다. 그만큼 음악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진다. 뮤지션은 기자가 아닌 팬과 직접 대화하게 된다. 그렇다면 음악을 다루는 모든 매체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기자들이 해온 일을 뮤지션이 직접 한다. 그리고, 많은 매체가 했던 일을 네이버가 대신한다. 혹시 매체의 정의가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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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혜기자 summer@iz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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