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中에선 산타, 한국선 스크루지.. 폴크스바겐의 이중적인 행보

베이징 2014. 4. 24.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베이징모터쇼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9일 베이징 국립실내체육관에서 미디어 전야제(前夜祭) 행사를 열었습니다. 세계 각국 기자들 앞에서 폴크스바겐·아우디·벤틀리·포르셰 등 그룹 산하 브랜드 수장(首長)들이 총출동해 제품과 비전을 미리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마틴 빈터콘 그룹 회장은 "오늘밤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중국에 100% 헌신하겠다는 것"이라며 "6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신차 개발을 위해 5년간 180억유로(약 25조868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도 "중국은 우리의 '제2의 고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회사가 중국에서 낯뜨거운 '애정(愛情) 공세'를 펼친 것은 막강한 위상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작년에만 신차(新車)가 2000만대 넘게 팔린 세계 최대 시장입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중국에서 300만대 넘게 판 시장점유율 1위 기업입니다. 폴크스바겐은 한국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4만7000여대 팔아 매출이 2012년 대비 36% 늘어난 2조4400억원에 달했습니다. 경쟁자인 BMW코리아·벤츠코리아의 실적을 훨씬 웃돕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모습은 중국과 너무 다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기부금 총액은 4억원으로 영업이익(680억원)의 0.6% 수준입니다. 일자리 창출이나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는 물론 없을뿐더러, 향후 사회공헌(CSR)활동에 대한 비전도 보이지 않습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상 기부금 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활동도 적지 않다. 다양한 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자사의 판매량이 300만대가 넘는 중국과 5만대 미만인 한국 시장을 똑같은 잣대로만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경쟁자인 BMW는 인천에 700억원을 투자해 트레이닝 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벤츠의 디터 체체 회장은 지난해 한국을 찾아와 "사회공헌 부분에 더 투자하겠다"고 공개 약속했습니다. 두 회사와 견줘보면 폴크스바겐·아우디·포르셰코리아는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을 너무 무시(無視)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19일 열린 미디어 전야제에서 요헴 하이즈만 폴크스바겐 중국법인장은 "경제적 성공은 사회적 책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게 그룹의 방침"이라고 천명했습니다.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한국 법인들도 '그룹 방침'을 한국에서 제대로 잘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