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사수 재건축·재개발.. "우리 좀 맡아주세요"

배경환 2014. 4. 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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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생은 기본, 최고 오수생까지 등장.. '입찰 조건' 완화로 유혹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주택시장 회복세 속에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의 시공사 찾기 움직임이 분주하다. 많게는 3~4번까지 유찰 사태를 겪은 조합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건설사들마저 관망세로 돌아서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상반기에만 서울 10여곳에서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결과가 주목된다.

21일 서울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4~5월 사이 서울시내 8개 정비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이 진행된다. 입지나 규모면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유찰 이력을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410가구의 중형급 단지인 강서구 등촌1구역 재건축이다. 지난해부터 세 차례나 유찰을 거듭한 끝에 결국에는 현장설명회가 없는 수의계약으로 방식을 전환했다. 지하철 9호선이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인 데다 마지막 입찰에서는 보증금을 20억원에서 5억원으로, 이주비를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추며 시공사 모시기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외면 받았다.

1000여가구 규모에 공사비만 2000억원이 넘는 태릉현대는 벌써 5번째 시공사 선정을 시도한다. 강북권에서 찾기 힘든 알짜 사업지로 재건축 여부가 결정되기 전부터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렸던 곳이다. 특히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데다 노후 단지가 몰려 있는 노원구 일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도 평가 받았다. 하지만 대물변제조건 등에 건설사들이 아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인 방배5구역도 재수에 돌입했다. 단독주택 1203가구와 아파트 2557가구를 포함, 사업비만 1조원 짜리로 현장설명회에만 18개 시공사가 참석했지만 결국에는 1개 컨소시엄만 신청해 유효경쟁을 성립하지 못해 유찰됐다. 입찰보증금 150억원 중 현금 비중이 75억원에 달하는 데다 시공만 맡는 것이 아닌 분양까지 책임지는 지분제로 지정돼 건설사들이 난색을 표했다.

1704가구의 증산5구역 재개발은 이번에도 유찰됐다. 기업신용등급 A+이상, 최근 5년간 재개발정비사업 1700가구 이상 실적을 보유한 업체를 대상으로 시작한 입찰 조건을 신용등급 B+이상 등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유찰을 피하지 못해 수의계약 방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194가구 규모인 천호뉴타운2구역은 올 초 시공사 선정이 유찰된 후 건설사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반전 모색에 나선 경우다. 공사비가 너무 낮다는 게 불만으로 조합은 공사비를 이전에 제시했던 금액보다 13억원 정도 올린 390억원으로 맞췄다. 입찰보증금도 높지 않고 천호뉴타운 가운데 사업속도가 가장 빨라 시공사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곳곳에서 유찰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첫 도전에 나서는 사업지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이문3재개발구역이다. 20㎡ 이하 초소형 임대주택이 처음으로 계획된 사업지로 주택공급계획 발표 당시부터 관심을 끌었다. 총 4043가구 중 1308가구가 임대주택으로 이중 122가구가 20㎡ 이하, 100가구가 30㎡ 이하로 공급된다. 역세권과 구릉지를 합친 서울시 최초의 결합개발지로 도급제 방식이다.

아파트 964가구와 상가 건립이 예정된 사당2구역 재건축도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5월부터 설계변경을 통해 중소형 위주로 재배치, 사업성을 높였다. 입찰마감은 5월26일로 최근 열린 현장설명회에만 총 11개 건설사가 참여하면 관심을 보였다.

이밖에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아크로비스타 등 고가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던 반포동에서도 알짜 물량이 나온다. 751가구 재건축 사업인 삼호가든4차로 공사비만 2000억원에 육박한다. 건설사간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일반 재건축 사업장과 달리 상가와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조합이 설립된 지난해 1월 이후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1년안에 모두 끝내는 등 주민들의 의지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 비수기가 끝났지만 선거를 앞두고 업계 전체가 관망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난해부터 유찰을 기록했던 사업장에서 시공사 선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일부 사업장의 경우 입찰 조건을 낮추는 등의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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