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다 못해 능청맞다..'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박은경 기자 2014. 4.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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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다 못해 능청맞을 정도다.

2년 만에 돌아온 '스파이더맨'은 어메이징한 변화를 보여준다. 북미보다 9일 앞선 23일 개봉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성인으로 성장한 영웅의 활약을 그린다. 전편에서 갑자기 생긴 힘을 조절 못해 문고리를 부수고, 창고에서 홀로 기술을 연마하던 모습을 잊어도 좋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스파이더맨의 삶에 완전히 적응하고, 뉴욕 시민의 환호도 즐길 줄 안다. 자신을 공격하려고 총을 찾는 범죄자에게 "총이 고장났어? 내가 핸들 잡아줄게"라는 농담까지 건넨다.

고등학생이었던 피터 파커가 성인이 되면서 책임감과 성숙함도 보여준다. 외형과 내면에서 진일보 했다.

피터 파커는 뉴욕 시민을 지키는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임무와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고뇌한다. 특히 그웬의 아버지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민이 더 깊어졌다. <500일의 썸머>에서 새로운 로맨스 문법을 보여줬던 마크 웹 감독의 장점이 이번에도 발휘된다. 위기를 맞았던 두 커플이 사랑을 재확인하는 과정은 수많은 연인들이 공감할만하다.

외형적으로도 더 단단해졌다. 다소 나약해 보였던 스파이더맨의 근육은 더 두텁고 단단해 졌다. 넓은 어깨와 두터운 등을 가진 성숙한 몸도 눈길을 끈다. 강해진 몸에 맞게 악당들은 더 강력해졌다.

오스코프사에서 일하는 맥스 딜런(제이미 폭스)은 스파이더맨에게 구조를 당한 후 그의 팬이 된다. 맥스 딜런은 사고로 전기를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은 후 괴물 '일렉트로'로 변하고, 뉴욕 한복판에서 스파이더맨과 마주한다. 그러나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분노한다. 게다가 자신에게 쏠렸던 관심이 스파이더맨에게 옮겨가자 복수까지 꿈꾼다. 외톨이 회사원, 광팬의 변심이라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악당이다.

또 한 명의 적은 피터 파커의 옛 친구이자 오스코프사 설립자의 아들인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이다. 병든 그는 스파이더맨에게 치료법을 구하려다 실패하자 '그린 고블린'으로 변해 공격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리즈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꽃미남 배우 데인 드한이 여성 관객들의 눈길을 당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전편과의 연결이 매끄럽다. 억지로 수명 연장한 속편이 아니라, 전편과 퍼즐을 맞추는 듯한 쾌감을 준다. "착하게 지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후 피터 파커의 부모에게 벌어진 일, 1편에서는 잠깐만 비췄던 아버지 가방에 얽힌 비밀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이 밝혔듯, 영화에는 한국 요리에 대한 대사가 나온다. 그웬 스테이시가 "한국 음식에 완전 중독됐다"고 말하는데, 이는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는 의미있는 장면이다. 또 돼지 불고기, 양념 갈비 등의 한글이 써 있는 한식당 외벽도 카메라로 비춘다. 그러나 "엔딩 크레디트에 한국 노래를 넣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던 감독의 말은 실현되지 못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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