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도 불발, 3대 영화제 잇따른 한국 영화 외면 이유는

김진성 기자 2014. 4. 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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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한국 영화가 올해도 칸 경쟁 부문 진출에 실패하면서 세계 3대 영화제에 4연속 예선 탈락했다.

제67회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제 초청 라인업을 공개했다. 당초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 본선 진출에 유력하다고 외신 등은 전망했으나 끝내 불발되면서 한국 영화는 2년 연속 칸 본선행에 오르지 못했다.

또 지난 2월 개최한 베를린 영화제에서도 황금곰상(최우수작품상)과 남녀 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중국, 일본 영화가 챙겨간 반면 그동안 세계 3대 영화제에서 꾸준한 성과를 거둬온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 영화는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래로 유럽 영화제의 단골손님이었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 보이'로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2등상)을, 2012년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타며 절정을 맞았다.

그러나 지난해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이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나간 뒤로 한국 영화는 줄곧 세계 3대 영화제 본선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 영화는 왜 3대 영화제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최근의 한국 영화들이 영화제의 후보 선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영화제 본선에 오를 만한 작품성을 갖춘 한국 영화가 나오지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 사상 첫 1억 관객 시대를 여는 등 산업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다양성 영화(예술, 저예산, 독립영화) 비중은 해마다 줄어 영화진흥위원회 통계 기준 2009년 전체 극장 매출 중 6.6%에서 2013년 1.6%로 대폭 축소됐다.

즉 표면적으론 한국 영화가 상업 논리에 치우쳐 완성도 있는 다양한 영화를 많이 내놓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갑자기 작품성 있는 한국 영화가 뚝 끊겼을 리는 없다. 최근에 나온 작품들 중에도 괄목한 만한 수준을 갖춘 영화들은 꽤 있다.

이번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린 '도희야'를 만든 정주리 감독과 '표적'의 창감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배두나 김새론이 주연하는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Uncertain Regard) 부문에, 류승룡이 주연한 창감독의 '표적'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또 권현주 감독의 '숨'은 전세계 학생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씨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여전히 한국 영화계엔 새로운 거장을 예고하는 숨은 진주들이 많이 있다. 이는 곧 영화계가 이런 신예 감독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국내 극장가엔 사회 문제를 내포한 실화 소재 작품들이 연달아 흥행하는 양상을 띠었다. 1000만 관객 신화의 송강호 주연 영화 '변호인'(송강호)과 460만 관객을 모은 공유 주연 '도가니'(황동혁) 등이 대표적이다. 또 '남영동1985' '또 하나의 약속' '신이 보낸 사람' 등도 묵직한 소재를 탁월하게 풀어내면서 작은 영화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해당 영화들은 사회 문제의 고발을 통한 분노와 이를 둘러싼 인물들의 휴머니즘에서 비롯되는 감동을 주무기로 한다. 또 많은 관객들이 이러한 다큐에 기반한 영화들에 감동한 이유는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진실성이 제대로 전달되면 관객들은 외면하지 않고 이는 3대 영화제에서 본선 경쟁력을 갖추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의 참담했던 삶을 기록한 조정래 감독의 데뷔작 '귀향' 등 주목할 만한 다큐성 무비들이 제작되고 있다. 여전히 한국 영화계엔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등을 이을 성장력 있는 감독들의 작품들이 즐비한 만큼, 이런 영화들에 대한 보다 관심 있는 시선이 필요한 때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news@tvdaily.co.kr/사진=67회 칸 영화제 포스터]

도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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