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윤종신'이 증명한 1만 시간의 법칙 [최지예의 에필로그]

입력 2014. 4. 18. 09:35 수정 2014. 4. 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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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1만 시간의 법칙'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10년의 법칙'과도 일맥상통하는 이 법칙은 10년의 시간 동안 무언가를 하루에 3,4시간씩 꾸준히 하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만큼 꾸준한 노력이 성공을 가늠한다는 얘기다.

그런 맥락에서 봤을 때, 가수 윤종신은 이미 성공했다. 지난 1990년 그룹 015B의 객원보컬로 데뷔한 윤종신은 벌써 25년째 음악을 해 오고 있다. 물론 90년대에 태어난 요즘 세대들에게 윤종신은 예능프로그램 속 한 캐릭터로 받아들여지거나 MBC '라디오 스타'에서 재치 있는 입담을 발휘하는 MC로 보이겠지만, 엄연히 그는 현역 가수다.

그 면면은 그가 매달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에서 두드러진다. '월간 윤종신'은 특히나 '꾸준함의 미학'을 지닌 프로젝트로, 지난 2010년부터 매달 1곡, 많게는 3곡까지도 신곡을 발표해 왔다. 아주 평범하게 어쩌면 습관적이고 정기적으로 새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월간 윤종신'은 벌써 5년이라는 시간 째 묵묵히 걷고 있는 중이다.

윤종신의 음악적 파트너는 대표적으로 가수 겸 작곡가 정석원, 그룹 신치림에 함께 몸 담고 있는 가수 하림, 기타리스트 조정치, 현재 미스틱89의 프로듀서팀 팀89의 포스티노 등인데 윤종신과 오랫동안 작업해 왔을 뿐만 아니라 실력 역시 뛰어나 적은 제작비로 양질의 음악들이 탄생하고 있다.

또, 다양한 후배가수들과의 협업도 이어지고 있어 '월간 윤종신'은 확장된 의미를 갖는다. 가수 이적, 김범수, 정인, 양파, 성시경, 박지윤, 제이래빗, 김그림, 김예림, 래퍼 스윙스, 아이돌 그룹 위너 강승윤, 송민호 등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들이 함께 했다. 윤종신은 이를 통해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목소리를 들춰냈으며, 자신의 음악에 대한 가능성과 지평을 넓혔다.

특히, 윤종신은 피아니스트 김광민, 조윤성과 손 잡고 '저스트 피아노'라는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클래식의 범주에 속했던 피아노 음악을 대중가요와 접목해 음악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다. 실제로 윤종신은 지난 2월의 마지막날 '월간 윤종신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오롯히 살아 있는 피아노 소리와 윤종신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최고의 콜라보'였다.

가수 장필순이 부른 2011년 4월호 '결국 봄'은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도드라진다.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봄 캐럴'이다. '월간 윤종신 리페어(Repair)'로 기존에 있던 곡을 다시 재해석해서 발표하기도 했다. 윤종신의 히트곡 '오래전 그날'은 이적의 목소리로 다시 기억됐고, 가수 김연우의 '이별택시'는 윤종신 본인의 목소리로 다시 달렸다.

뮤직비디오 기획력 또한 기발하고, 재기가 넘치는데, 헌 책방을 배경으로 이정과 함께한 '두 이별'은 노래를 부르며 차근차근 책을 정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별을 노래하면서 추스리는 오래된 책의 오브제는 묘한 슬픔을 자아낸다. 특히, 한 켠에 앉아 묵묵히 기타를 치는 조정치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앞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신은 가수로서 자신의 활동에 대해 "가수로서 임팩트 있는 무언가를 한다기 보단 매달 '월간 윤종신'을 통해 꾸준히 하고 있다. 나중에 돌아본 제 삶이 임팩트 있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윤종신은 충분히 영향력 있는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89의 소속 가수인 김연우, 투개월, 뮤지, 박지윤, 장재인, 에디킴, 퓨어킴 등의 앨범 작업에 살뜰하게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수 박정현의 신보에 참여했으며, SBS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의 음악감독으로 합류했다.

이밖에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MC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끼를 발산하고 있다. '월간 윤종신'을 더욱 높게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치열한 스케줄 가운데서도 음악인으로서 본연의 자리를 떠나지 않으려는 윤종신의 의지와 열정이 담겼기 때문이다.

꾸준히 걸어 가는 힘. 그것은 소위 말하는 '메가 히트'와 상반되는 개념일 수 있지만 분명 고차원적인 능력이다, 그렇기에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은 힘이 세다. 윤종신의 노래를 듣는 청자가 매달 그의 감성과 일상을 공유하게 되는 일. 그게 '월간 윤종신'의 힘과 열정이다.

[가수 윤종신(위)의 '월간 윤종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월간 윤종신' 재킷 커버]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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