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점포별 '구조조정 살생부' 작성 논란(종합)

입력 2014. 4. 17. 09:20 수정 2014. 4. 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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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퇴출자 고르는 포석"..은행 "인력 재배치 차원"

노조 "퇴출자 고르는 포석"…은행 "인력 재배치 차원"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 내부적으로 작성하는 영업점 평가자료를 놓고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살생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사측의 점포 감축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어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이 파행을 겪고 있다. 노조는 이달 하순께 전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전국 영업본부장을 대상으로 'BM(Branch Manager·지점장) 평가 기초자료'를 작성해 올리도록 지시했다.

이 자료에는 지점장을 'Pass(통과) 그룹'과 'Doubtful(의심스러운) 그룹'으로 분류해 각각 이름과 지점명을 적도록 돼 있다.

은행 내에서 '데쓰노트(Death Note)'로 불리는 이 자료는 지난 8일 씨티은행이 56개 점포를 없애는 영업점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나서 작성됐다.

Pass 그룹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람, Doubtful 그룹은 구조조정 때 내보낼 사람을 의미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내보낼 지점장을 추리는 데 이어 지점장이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데쓰노트를 만든다는 제보도 있다"고 전했다.

씨티은행 측은 이에 대해 통폐합 영업점장에 앉힐 적임자를 선별하기 위한 작업일 뿐,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인력의 적재적소 배치 차원에서 만든 것"이라며 "노조와 협의해야 하는 희망퇴직을 염두에 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씨티은행 주변에서는 점포 통합에 따른 인력 감축이 불가피한 만큼 이 같은 움직임이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90개 지점 가운데 약 ⅓인 56개를 줄이는 과정에서 650명으로 알려진 희망퇴직 목표를 채우려면 데쓰노트 같은 반강제적인 퇴직 유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다음 달 9일 수원역·경서동·도곡매봉·압구정미성·이촌중앙을 시작으로 7주에 걸쳐 매주 5~10개씩 점포를 줄일 계획이다.

전날 저녁에는 부평중앙·청담파크·영동·옥수동·방배남·명동·부천·남영역·광장동·반포중앙 등 폐쇄 대상 점포 명단 10개를 추가 공지했다.

최근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노조에 청계천 사옥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도 결국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노조는 전날 법원에 사측의 점포 폐쇄 조치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씨티은행 노사의 극한 대치로 지난 10일 임단협 결렬에 따라 신청된 쟁의조정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한 46개 항목을 사측이 모두 거절, 사실상 조정 결렬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사실상 파업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조정이 결렬되면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찬반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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