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거친 수비' 불편한 시선

황민국 기자 2013. 10. 1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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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 사냥·한국축구 한참 멀었다" 비난 여론

브라질이 자랑하는 슈퍼스타 네이마르(21·바르셀로나)는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여자친구처럼 반칙이 따라 다녔다"고 한국의 거친 수비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국은 화려한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브라질을 막으려 위치 선정과 압박에 초점을 맞췄다. "위험지역이 아니면 거칠게 반칙해도 상관없다"는 홍명보 감독의 지시에 따라 상대를 강하게 다뤘다. 탄탄한 조직력과 압박을 중시하는 현대 축구에서 상대를 효율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이다. 거친 축구는 홍명보호가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따낸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거친 축구도 규칙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에서 펼쳐져야 한다. 브라질전에서는 그 선을 넘긴 반칙이 속출했다. 과거 멕시코월드컵에서 마라도나의 배를 걷어차던 '태권 축구'가 부활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해외 언론, 특히 네이마르가 뛰고 있는 스페인의 언론은 "한국이 네이마르를 사냥했다"며 흥분했고, 국내팬 사이에서도 거친 축구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렸다.

비판의 핵심은 이청용(25·볼턴)이었다. 전반 30분부터 네이마르와 본격적으로 충돌한 이청용은 몇 차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반칙을 저질렀다. 전반 40분 네이마르를 잇따라 바닥에 구르게 만든 두 번의 반칙이 대표적이다.

경기를 지켜본 한 국제심판은 "평가전이니까 경고 한 장으로 끝났지, 월드컵 본선이었으면 바로 레드카드(퇴장)가 나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청용이 터치라인 밖으로 밀려난 네이마르를 밀어 넘어뜨린 장면에 대해서는 "직전 상황까지 고려하면 바로 퇴장을 줘도 될 정도로 아슬아슬했다"고 덧붙였다.

주심을 맡은 이르마토프 라브샨 심판(우즈베키스탄)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한국이 젊은 선수들로 바뀌면서 빠르고 위협적으로 변했지만 안정감을 잃은 면도 있다"며 "오늘 경기에서는 경고의 기준이 굉장히 완화됐지만 본선이었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고 조언했다.

이청용은 "네이마르의 개인 기술이 너무 뛰어나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며 거친 수비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만큼 한국 축구의 수준이 세계정상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반증이기도 해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월드컵 본선까지 한국 축구가 갈고 닦아야 할 길이 멀고 험하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권종철 국제축구연맹 심판관은 "선수들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축구는 좋다. 다만 그 선을 넘어서면 안 된다. 거칠면서도 세련된 방법으로 상대를 제압했던 선배들의 현명한 플레이를 머릿속에 떠올렸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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