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in 라이프]다시 덮쳐온 방사능 공포

2013. 8. 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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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공포가 다시 떠돌고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우리나라에 내리는 비가 방사능 비라는 루머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떠돈 적이 있다.

2년이 넘은 지금도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일본 국토 70%가 방사능에 오염됐다, 다른 나라는 일본산 생선 등 오염 수산물을 모두 수입금지 조치했다, 우리나라는 어류 가격인하를 위해 방사선 피폭 물고기를 구입했다 등 먹을거리로 괴담이 옮겨갔다.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힘든 국민은 혼란에 빠졌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0일 "일본산 수산물 수입 시마다 방사능 검사를 철저히 실시해 기준치 이내 안전한 수산물만 통관 시킨다"며 "일본산 수입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결과,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된 수산물은 구체적인 수치를 포함해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해명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2일 일본 방사능 괴담과 관련, "악의적으로 괴담을 조작·유포하는 행위는 추적해 처벌함으로써 괴담이 근절되도록 해달라"고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그러나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고 미확인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국민이 느끼는 방사능 공포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도쿄전력이 후쿠시마산 물고기에서 측정한 방사성 세슘 양은 1㎏당 25만4000베크렐이었다. 정부가 정한 해산물 방사성 물질 기준치인 1㎏당 100베크렐의 2540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바닷물을 오염시켜 수십년 동안 어업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자주 언급되는 세슘은 정확히 세슘-137을 의미한다. 핵분열 생성물이며 반감기는 30년이다. 방사선 치료 등 많은 분야에 활용되지만 위험하다. 다른 방사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노출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노출 정도에 따라 세포가 죽거나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방사성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 방사능을 잃는다. 방사성이 원래보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을 말하는 반감기를 여러 번 거치면 최종적으로 방사능을 전혀 내지 않게 된다. 물질 고유 성질에 의한 반감기를 물리적 반감기라고 한다.

생물학적 반감기도 있다. 소화·배설 등 인체 생리현상에 영향을 받는 반감기다. 물리적 반감기와 생물학적 반감기를 합쳐 유효 반감기를 산출하는데 일부 과학자들은 이 부분에 주목하기도 한다. 세슘-137은 30년 물리적 반감기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영향을 미치는 유효반감기는 108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문제가 됐던 방사성 물질 중에 아이오딘이 있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아이오딘131이 원전 취수구 부근 바다를 오염시킨 것이다. 불안정 동위원소인 아이오딘131은 반감기가 8일 정도로 짧다. 아이오딘131이 붕괴되는 과정에 베타와 감마 방사선이 나온다. 인체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방사선은 90%가 베타선이다. 감마선은 사람 몸을 쉽게 투과하지만 베타선은 투과 거리가 매우 짧아 근처 조직에 방사능 피해를 준다.

원소는 인체에 들어왔을 때 간·폐·위·장 등 특정 장기에 모이는 성질이 있다. 아이오딘이 모이는 위치는 갑상선이다. 그리고 아이오딘이 갑상선에 모이는 양에는 한계가 있다.

과거 러시아 체르노빌 사태와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방사능 물질 피해 우려와 함께 대응책으로 주목받은 것이 아이오딘화칼륨이다. 방사능이 없는 아이오딘화칼륨을 섭취하면 방사성 아이오딘(아이오딘131)가 들어올 자리가 없어진다. 머물 곳을 잃은 아이오딘이 생리현상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원리로 아이오딘화칼륨을 복용한다.

그렇다면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는 지금, 아이오딘화칼륨을 먹는 것은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한국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방사능 피폭을 갑작스레 입은 때가 아니라면 아이오딘화칼륨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아이오딘화칼륨은 방사능 피폭 전에 일시적으로 아이오딘131 체내 축적을 막지만 갑상선 관련 환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갑상선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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