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까지 습기없이 뜨거운 '마른 더위'
지난 10일 경북 고령군의 한 마을. 42세 남성이 오전 8시쯤 반주(飯酒)를 곁들인 아침 식사를 한 뒤 더운 날씨 속에 식당 앞에 세워둔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곯아떨어졌다. 이 남성은 낮 12시쯤 사망한 채 발견됐다. 발견 1시간 전쯤 열사병과 호흡부전(호흡기능 상실)으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경북 고령의 낮 기온은 섭씨 27도 정도였지만, 사망자가 발견된 차량 내부 온도는 땡볕에 달궈져 섭씨 57도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때 이른 더위로 열사병·일사병 등과 같은 온열 질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는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 현상까지 더해져 땡볕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건강관리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보건당국이 당부했다.
◇7월 초까지 섭씨 31도 육박
기상청은 주간예보를 통해 적어도 다음 달 2일까지는 제주도와 일부 남부 지방을 제외한 전국에 강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서울은 26일부터 일주일 동안 낮 최고기온이 섭씨 30~32도를 기록할 전망이고, 수원은 일요일인 30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춘천(29~32도), 원주(30~32도), 대전(30~32도), 전주(27~32도), 대구(28~31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도 앞으로 일주일 동안 낮 기온이 30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더위는 여름철 더위의 특성인 '무더위(습기가 많아 축축하면서도 더운 날씨)'가 아니라, 습기 없이 햇볕만 따갑게 내리쬐는 가을철 더위 같은 특징도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낮 기온이 상승해 대기(大氣)가 불안정해지면서 전국적으로 더위를 잠시 식히는 소나기도 때때로 내릴 전망이다. 제주도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한 주 동안 비 내리는 날이 많고, 낮 기온도 25~28도 정도에 머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폭염 환자 3분의 1은 60세 이상
이처럼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특히 노인들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의 폭염 건강피해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6월 3주 동안 발생한 폭염 피해자 89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인 30명(33.7%)이 60세 이상 연령층이었다.
노인들이 더운 날씨에 특히 취약한 것은 나이가 들어 땀샘이 감소해 땀 배출량이 적어지고, 중추 신경이 둔화돼 체온 조절이나 탈수 감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노인들은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평소보다 더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나성웅 질병정책과장은 "홀로 사는 어르신이 더위로 인해 건강상담이나 안내가 필요하면 보건복지콜센터 129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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