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 국회서 낮잠 잔다니 가슴 아프다"

2013. 2. 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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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통령실 장애인 최고위직 출신에게 듣는 장애인 정책

"미국 사회의 장애인차별금지를 명문화한 ADA법(장애인복지법)도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19대 국회 1호 법안인 발달장애인법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니 마음이 아프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에 맞춰 방한한 박동우(61) 전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차관보급)은 24일 우리나라 장애인 관련 정책 및 법규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위원은 고(故) 강영우 박사 후임으로 2009년부터 미 백악관에서 근무하다 지난 1일 임기를 마쳤다.

박 전 위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별연설을 했던 지난 19일 오후 청와대 창성동 별관 512호실에서 방귀희(55)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을 만났다. 그는 "대한민국 장애인 최초로 청와대에서 근무한 방 특보와 대화하면서 장애인들의 공직진출이 더 많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오른손만 사용할 수 있는 중증장애인인 방 특보는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인권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장애인 체육예산 10분의 1에 불과한 장애인 문화예산 증액이 새 정부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장기적으로 장애인문화예술과를 신설하고, 팀 단위의 사업 전개를 위해서는 적어도 200억원 가량 확보돼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장애인문화예술은 문화뿐만이 아니라 복지·고용 등 사회 전반에 걸쳐서 이뤄지지 않으면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방 특보는 지난 22일 임기를 마쳤다.

소아마비를 앓아 왼팔이 불편한 박 전 위원은 1999년 캘리포니아주 장애인정책위원 중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것이 계기가 돼 백악관에 들어가 장애인정책을 다뤘다. 그는 한국 장애인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해 "장애인 해외문화활동에 국가적 지원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순회공연을 한 배은주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대표 일행 20명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는 예술단 일행의 LA공항 통관 때 미국 ADA법을 근거로 통관을 마치도록 도왔다.

박 전 위원은 "앞으로도 한류 확산을 위해 한국 장애인예술단체의 미국 공연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정부도 시각장애인 변호를 장애정책비서관으로 임명했다"며 "장애인들이 정부 곳곳에서 일을 해야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 전 특보는 박 전 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장애인예술회관 건립을 위해 노력했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이 과제는 새 정부의 몫이 됐다"며 "한국체육대 사회복지과 초빙교수로서 장애인 문화예술 활성화를 비롯한 장애인정책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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