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계은퇴로 충격빠진 정의당..작년11월 결심한듯

박대로 2013. 2. 2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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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9일 전격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진보정의당이 충격에 빠졌다.

삼성 엑스파일 사건으로 노회찬 공동대표에게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된 지 닷새 만에 당의 또 다른 축인 유 전 장관마저 충격적인 내용의 발표를 내놓자 당원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의 은퇴선언 후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는 충격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니, 한 사람도 아쉬운 판에 당 간판이 정계를 떠나면 우리는 어쩌라고, 한참 시민의 열기로 올라오는 이 시기에,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실**) "정치인이란 한번 이름을 걸고 유권자에게 약속을 했으면 유권자가 버리기 전까지는 그 약속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당장 정계은퇴 철회하세요"(날***) 등 격앙된 반응을 담은 글이 올랐다.

국민참여당 출신인 '봄****'씨도 "노짱 돌아가시고 나서 복수를 꿈꾸며 55세에 참여당에서 평생 처음 당원이라는 생활을 시작했는데 유시민의 정계은퇴 뉴스를 접하며 내마음 갈 곳을 잃어버렸네요"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슈**'씨는 "침소봉대와 말꼬리 잡고 늘어지기 등등의 각종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 저들에게 정계은퇴라는 단어 자체가 어떻게 사용될지 솔직히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라며 유 전 장관을 향한 보수진영의 공세를 걱정했다.

'자**'씨도 "야권단일화라는 명분 아래 심상정 의원의 대권 후보 사퇴, 이명박의 마지막이자 박근혜의 첫 정치적 작품으로 기록될 노회찬 대표의 의원직 상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대선 패배에 첫 책임정치를 자처하는 유시민 전 대표의 정치은퇴 선언 등 이 모두가 진보정의당에서만 벌어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우울한 분위기가 퍼지자 탈당을 해선 안 된다며 서로를 다독이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c***'씨는 "유시민님의 선택에 충격이 매우 크겠지만 거기에 실망을 하고 그만두거나 탈당을 하는 건 그 분과 그분의 가치관, 정치 행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할 건 아니라고 봐요"라며 유 전 장관 지지자들의 탈당을 만류했다.

'정***'씨는 "더 이상은 탈당멘트를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란 글을, '김**'씨는 "직업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그의 발언에 충격 먹고 나자빠진 나약한 참여계. 그런 가벼움으로 바뀔 세상은 결코 없다"는 글을 올렸다.

'낭****'씨도 "명망가들이 움츠려 있을 때 평범하고 소시민적인 우리 평당원들이 바람을 일으킵시다"라며 격려의 말을 남겼다.

당 지도부 인사들도 사태 수습에 나섰다.

국민참여당 출신인 진보정의당 천호선 최고위원은 2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통화에서 "공직후보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미지 정치적 발언 자체를 아예 하지 않겠다는 것은 오해"라며 "정계은퇴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정계은퇴란 세간의 해석에 반발했다.

마찬가지로 참여당 출신인 권태홍 사무총장도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유 전 장관은)평당원으로서 생활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3월 초중순에는 유시민 당원의 책이 출판되고 강연도 다닌다고 한다"고 유 전 장관의 향후 행보를 예고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유 전 장관의 바통을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이어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헤***'씨는 "혹시 (유 전 장관은)자신보다 더 국민에게 희망을 던지며 지지를 얻고 있는 안철수씨가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쉽게 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걸까"라며 "안철수라는 인물이 과연 어디까지 해낼 수 있고, 뭘 원하는지 좀 시원하게 들춰 봤으면 싶다"고 실망감과 기대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유 전 장관의 정계은퇴를 놓고 당 안팎에서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지난해 11월께 일찌감치 결심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발간을 앞둔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펴낸 출판사 '아름다운 사람들'은 보도자료에서 "초고가 거의 완성된 지난해 11월 하순과 원고를 최종 완성한 지난달 사이에 직업정치를 떠나 자유롭게 쓰고 말하는 지식인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으로 짐작한다"고 유 전 장관의 심경을 지작했다.

이 책 속에서 유 전 장관은 "나는 직업정치를 떠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로 했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적 선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기쁘게 연대하기로 마음먹었다"며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 눈앞을 가리고 있던 두터운 먹구름이 걷혔다. 해방감으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고 정계은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그는 안철수 전 후보를 향해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그것도 대통령을 목표로 삼는다면 권력투쟁을 놀이처럼 즐거운 일로 여기면서 그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며 "한마디로 인생을 통째로 걸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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