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김상경씨, 이렇게 울려도 되나요

뉴스엔 2012. 12. 2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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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수정 기자]

김상경이 시청자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김상경은 12월 2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시청자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상경은 이날 자신이 출연한 영화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2007년 개봉한 '화려한 휴가'는 5.18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제작,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다. 김상경은 '화려한 휴가'에서 주인공 강민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상경은 "영화 촬영에 앞서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드리고 촬영에 들어가는 게 예의라 생각해 그렇게 했다. 당시 중학생도 안 돼 보이는 한 소년 사진이 있었다. 그 사진을 촬영 전에 보고 감정을 잡았다"며 영화 속 오열장면에 얽힌 비화를 밝혔다.

이어 김상경은 "워낙 위험한 촬영이 많았는데 무사히 끝났다. 그 분들이 도와주신 것 같다. 영화가 끝난 후 다시 한 번 묘지를 찾아갔다. 분명 날씨가 좋았는데 갑자기 눈이 펑펑 내렸다. 그 분들이 어떤 메시지를 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특전사 출신인 내가 어떻게 '화려한 휴가'에서 시민운동가로 연기할 수 있겠는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 것 같다"며 '화려한 휴가'가 갖는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앞서 김상경은 자신이 특전사 출신임을 밝혔다. 알고보니 김상경이 나온 특수부대는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들과 전투를 벌인 부대였던 것.

김상경은 "특수부대원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모두에게 불행한 근대사다. 그 공간에 그 사람들을 그렇게 맞서게 한 사람들 책임이 굉장히 큰 거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라고 소신발언을 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지만 김상경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해 당당히 소신발언을 했다. 희생자 유가족에게 작은 위안을 건네기 위한 김상경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이 외에도 김상경은 1995년 삼품백화점 붕괴사건 당시 구조대원으로 출동한 일화에 대해 털어놨다. 김상경은 "공수부대에 근무하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했는데 삼풍백화점 붕괴 됐을 때 출동을 했다. 들어가서 봤는데 마네킹인 줄 알았다. 그게 다 시신들이었던거다. 공포, 무서운게 하나도 없어졌다. 나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없어진다. 빨리 한명이라도 더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상경은 "지하 2층에서 이상한 사람이 들어올까봐 막고 있었다. 딱 봐도 구조요원이 아니었다. 못 들어가게 하니까 갑자기 막 울면서 식당가에서 여자친구가 근무한다고 하더라. 여자친구를 구하러 가고 싶다고 하더라. 평생의 한이 될 것 같아 들여보내줬다"고 털어놨다.

또 김상경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부모에 대해 밝히며 눈물을 흘려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상경은 "주위에서 '영화배우 김상경 엄마가 저기 있다'고 한다. 그럼 엄마가 너무 싫어한다. '김상경 엄마가 뭐 저래' 그럴까봐 그런다. 당신이 장사하는 모습이 싫으신거다. 어머니가 그 얘기 할 때마다 속상하다. 시장 아주머니들에게 난 자랑스러운 아들이다. 나도 엄마가 되게 자랑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상경은 젠틀한 연기부터 홍상수 감독 영화 속 지질한 연기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며 잘생긴 연기파 배우 이미지로 각인됐다. 올해로 데뷔14년차 배우지만 대중은 김상경이 이렇게나 따뜻한 남자였는지 몰랐을 터.

세련됨과 투박함을 넘나드는 김상경은 5.18민주화운동, 삼풍백화점 사고, 부모님 이야기 등을 털어놓으며 시청자 눈물샘을 자극했다. 물론 그 와중에 반전 예능감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이날 방송을 접한 후 "김상경 이렇게 속이 꽉 찬 남자일 줄 몰랐다. 보는 내내 감동이었다" "김상경의 재발견이다"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인 줄만 알았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라는 김상경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김상경 소신발언 멋지다" 등 반응을 나타냈다.(사진=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캡처)

김수정 must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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