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공약집 못낸 새누리, 노동정책은 발표도 안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는 대선을 20일 앞둔 29일까지도 공약 자료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과 국방, 복지 등 일부 분야는 아직 구체적 내용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이날 "선거를 몇 번 해봤지만 20일 남긴 상태에서 공약집이 안 나온 선거를 처음 봤다"면서 "나도 선대위에 있어서 말은 못하지만 솔직히 이기붕 시절에도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정책 선거를 강조하면서 정작 종합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자성인 셈이다.
박 후보 캠프는 대선 출마선언 이후 교육, 여성, 경제민주화, 주택 등의 분야별 정책은 개별적으로 발표했지만 일부 정책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박 후보가 양극화 해법으로 강조한 복지 정책과 비정규직, 쌍용자동차·현대자동차 문제 등 현안이 쌓여 있는 노동 분야의 공약이 나오지 않았다.
국방 개혁안 등 쟁점이 있는 국방과 문화·예술 분야 공약도 감감무소식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지난 11일 5개 분야의 종합 정책 자료집을 발표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해 공약을 총괄해온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역할이 축소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 때문에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 행복추진위원은 "공약을 만든다고 교수들을 다 위촉해 놓고 임명장까지 수여했는데 정작 공약을 발표하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밤을 새우며 연구·검토한 내용이 자료집에 담기기나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노동 정책의 경우 행복추진위에서 만든 초안에 획기적 내용이 포함됐으나 박 후보가 이를 후보 비서실과 최종 조율하느라 발표가 늦춰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경제민주화 공약에 이어 노동 정책마저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를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도 공약 발표가 늦어지는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선거 유세가 시작된 마당에 박 후보가 직접 정책을 발표하기 어려우면 자료집으로라도 공약을 발표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안에 대한 답 역시 감감무소식이었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기다려달라'는 식으로 반응한 것 같다"고 전했다.
공약 자료집이 선거 20일을 앞둔 시점까지 발표되지 못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박 후보 결정과 판단에 의존하는 캠프 구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지선·이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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