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70분 내내 밋밋한 '나홀로 TV토론'

이지선·이재덕 기자 2012. 11. 2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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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면접' 방식 진행.. 캠프서 형식·패널 모두 선정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26일 밤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은 지난 21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단일화 토론에 대한 형평성 차원에서 박 후보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미리 짜놓은 형식에 따른 '나홀로 토론'에 깊이 없는 질문, 사회자의 지나친 개입, 제한된 정책토론 주제 등 내용까지 대선 후보의 토론으론 보기 드문 '특이한 토론'이었다.

송지헌 아나운서의 사회로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오후 11시15분부터 70분간 진행된 토론은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 홍성걸 국민대 교수, 서미아 단국대 교수, 이은주 서울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4명의 면접위원단이 '구직자 박근혜'를 면접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이 박 후보를 면접하는 콘셉트로, 포맷과 패널 선정이 모두 캠프에서 낸 안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100%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내용을 담은 1분30여초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된 토론회는 박 후보 이력서 공개로 이어졌다. 그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수석 졸업한 것, 2004년 탄핵 정국에서 천막당사, 올해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점 등을 기입했다. 박 후보는 자신 있는 요리로 비빔밥을 적었고, "각자가 다르고 지역마다 특색이 다르지만 융합될 때 시너지가 나고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송 아나운서는 "정치 조리사답다"고 평했다. 이후 정책비전 설명까지 약 15분 동안은 패널도 없이 박 후보가 혼자 말하는 독무대였다.

패널로 참여한 정 위원은 "국민면접관 입장에서 볼 때 정책이 추상적"이라며 포맷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회자가 패널의 발언을 "조언으로 듣겠다"며 제지했고, 정 위원이 여기에 "너무 막으시네요"라고 대응하는 장면도 나왔다. 정책 주제는 박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수도권 및 2040세대를 겨냥해 가계부채 문제, 하우스푸어 등 주택문제 등에 집중됐다. 외교·안보에 대한 질문은 없었다.

방송에 앞서 방송 대본과 큐시트 유출 논란이 불거졌다.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대 후보 없이 나홀로 하는 TV토론도 모자라서 질문지와 답변지도 유출시켜 속칭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겠다는 계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박 대변인이 말한 유출된 큐시트 당장 공개해주시길 바란다"며 "공개하지 못하거나 공개하는 것이 공식적으로 작성한 큐시트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분명하게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 이지선·이재덕 기자 js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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