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 포격도발 2년 앞두고 "장사정포 기습시간 줄여라" 집중훈련

2012. 11. 20.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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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 北 4군단 동향 주시
지하 갱도진지 대대적 보강, 강화콘크리트 방호벽 설치
한국 공군 보복타격 견제 위해 전투기 전술조치선 근접비행

[동아일보]

북한군 4군단이 최근 장사정포 사격훈련을 늘리는 등 심상찮은 동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2년(23일)을 앞둔 시기여서 한국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황해도와 서해안 일대를 맡고 있는 북한군 4군단은 6개 사단과 미사일연대 등 대규모 전력을 갖춰 서울과 수도권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부대다. 특히 예하 방사포 2개 여단은 2년 전 연평도 도발을 일으킨 주범으로 서북도서와 인천 옹진군 일대를 조준하고 있다.

20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군 4군단은 최근 방사포와 자주포 등 휴전선과 서해 도서부대에 다량 배치된 장사정포의 대남 기습포격 시간을 단축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북한군의 240mm 방사포는 1차례 사격을 하려면 갱도진지에서 발사장으로 이동하는 데 5분, 사격 준비에 3∼4분, 발사 후 진지에 복귀하는 데 10분 등 모두 18∼19분이 걸린다. 170mm 자주포는 갱도에서 나와 발사 후 복귀까지 1차례 사격에 30여 분이 소요된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장사정포 사격 소요시간을 15분 이내로 줄이기 위해 진지 이동 및 복귀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장사정포로 기습 도발한 뒤 한국군의 즉각적인 보복타격을 서둘러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 한국 해병부대가 13분 만에 K-9 자주포로 대응포격을 가한 만큼 신속히 치고 빠지는 기습태세를 강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북한 전투기가 전술조치선(TAL)에 근접하거나 침범하는 횟수가 늘어난 것도 장사정포로 기습 도발한 뒤 한국군 전투기의 보복 타격을 견제하려는 훈련인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군은 장사정포와 지휘부가 자리 잡은 지하 갱도진지에 대한 대대적인 보강작업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군 정밀유도무기의 '족집게 타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시설 외벽에 강화콘크리트로 방호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군이 고폭탄을 개량해 관통력과 파괴력을 키운 특수포탄을 일선 부대에 배치한 정황도 군 정보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도 도발 당시 일각에선 북한군이 콘크리트를 뚫고 들어가 강한 화염을 일으키는 열압력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국방부 관계자는 연평도 도발을 제2연평해전처럼 '승전'으로 재규정해야 한다는 군 일각의 주장에 대해 "현재로선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 훌륭히 싸운 장병들의 투혼은 귀감이 된다"면서도 "승전으로 규정하려면 교전 결과의 객관적인 재평가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군 일부에서 '승전'의 공감대가 있더라도 제2연평해전(북한군 사망 13명, 부상 25명)처럼 구체적인 전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선 일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2002년 발생한 제2연평해전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부터 승전으로 규정해 기념식을 치르고 있다.

▶ [채널A] 북한 "미국 본토, 북한 미사일 타격권"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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