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50B기 비행 훈련중 추락
공군 제8전투비행단 특수비행팀 소속인 '블랙이글(T-50B)' 항공기가 15일 훈련 중에 강원도 횡성의 한 야산에 추락해 조종사 김완희 대위(32)가 순직했다.
에어쇼 전용기인 블랙이글 T-50B가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공군은 즉각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이날 오전 10시 23분, 이 비행기는 자체 훈련을 위해 또 다른 비행기 한 대와 원주 비행단 활주로를 힘차게 날아올랐다. 그러나 불과 5분 후 김 대위가 조종하던 T-50B는 비행단에서 9㎞ 떨어진 야산에 추락했다. 비행기는 산산조각이 났고 김 대위도 그 자리에서 순직했다.
사고를 목격한 주민은 "항공기 2대가 나란히 비행하다가 그중 1대가 하늘에서 불이 붙은 채 야산으로 추락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추락과 함께 인근 야산에 불이 붙어 긴급 진화하기도 했다. 사고 지점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 민가와 펜션 등 20여 가구가 있었으나 민간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은 최차규 참모차장(중장)을 본부장으로 비행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공군 관계자는 "현장에 있는 잔해들, 관제기록 교신 내용,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등을 수거해 종합적으로 사고를 분석할 것"이라며 "일러도 보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순직한 김완희 대위는 에어쇼 공연에 아홉 차례나 참가한 베테랑이었다. 공사 51기인 김 대위는 지난해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블랙이글'팀에 합격했다.
김 대위는 자격 취득 이후부터 이날 순직하기 전까지 오산 '에어파워 데이', 국군의 날 행사 등의 주요 에어쇼 공연에 참가했다. 그는 지난해 10전투비행단 근무 당시 결혼했으며, 네 살 연하의 아내와 8개월 된 젖먹이 딸을 남겨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 대위의 영결식은 17일 오전이고 장지는 대전국립현충원이다.
한편 T-50B는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개량형으로 2006년 수원에서 블랙이글의 추락 사고가 발생한 이후 교체된 최신 기종이다. 최대 속도 마하 1.5, 항속거리 3590㎞, 기체 수명은 8300시간으로 대당 단가는 250억원 수준이다.
[횡성 =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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