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WBC 강요 못해..韓마운드 깊어지는 고심

2012. 11. 11. 09: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의 LA행이 보인다. WBC행은 안 보인다.

류현진에게 2573만달러를 제시한 팀이 LA 다저스임이 드러났다. 메이저리그 구단 중 가장 친한파 구단으로 알려진 다저스가 한화에 그 정도 이적료를 지불하는 대가로 류현진의 몸값을 후려칠 가능성은 미미하다. 더구나 류현진의 뒤에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있다. 어느 정도 대우를 받고 다저스타디움 마운드에 설 가능성이 크다.

▲ 류현진 WBC 강요 못 하는 이유

이로써 류현진의 내년 3월 WBC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류현진의 에이전시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다저스와 입단협상을 하면서 그의 내년 WBC 출전 여부에 대한 협상도 함께 할 것이다. 시기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WBC 대표팀 합동 훈련은 2월에 진행된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작 시기와 겹친다. 다저스는 당연히 류현진의 2월 스프링캠프 합류를 보라스 코퍼레이션에 요구할 수 있다. 돈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이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직접 봐야 내년 시즌에 몇 선발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산이 설 것이다.

류현진이 WBC 출전에 대한 의사를 밝힌 뒤 이를 협상에 반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위험하다. 처음부터 다저스에 밉보일 이유는 없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결국 류현진의 WBC 불참, 혹은 조건부 참여를 전제로 계약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야 류현진의 몸값도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는 돈이 곧 선수의 가치와 기회로 연결된다. 류현진은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받아야 더 많은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클리블랜드 추신수는 2008시즌 6월에서야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팔꿈치 수술 때문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이듬해 그의 WBC 출전 결정을 어렵게 내렸다. 그러면서 1라운드 1경기, 2라운드 2경기로 수비 출전을 제한했다. 사실상 지명타자로만 써달라는 조건이었다. 만약 당시 WBC 감독이었던 현 KBO 김인식 기술위원장이 거부했을 경우 추신수는 WBC 출전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철저한 비즈니스로 실력에 맞는 돈다발을 안겨주는 만큼 선수보호도 확실하다. 물론 류현진이 3년전 추신수 케이스는 아니다. 그러나 다저스 역시 비즈니스 논리로 나온다면 류현진의 WBC 출전을 더 이상 강요할 수 없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이런 생리를 모를 리 없다. 류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플렌 B 해법을 찾아라

류 감독은 10일 아시아시리즈 A조 예선 중국와의 최종전을 마친 뒤 "WBC 최종엔트리를 12일 혹은 13일에 발표한다"라고 했다. 시기상 류현진을 일단 최종엔트리에 넣은 뒤 추후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이 극적으로 WBC에 참가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류현진의 대안을 고민해야 할 시기다. WBC 최종엔트리는 내년 대회 직전까지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

과연 누가 류현진의 대안이 될까. 암담한 실정이다. 그간 국제대회서 제 몫을 해줬던 윤석민(KIA), 김광현(SK), 봉중근(LG) 등도 최근 몇 년간 부침을 겪었다. 사실상 한화를 제외한 대부분 팀이 용병 에이스로 시즌을 꾸려왔다. 막상 WBC 선발로테이션을 짜는 것 조차 버겁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상위 10걸을 살펴보면 의외로 토종 투수가 8명이나 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노경은, 김진우, 이용찬 등 아직 대표팀 경력이 일천한 투수가 많다.

그래도 WBC 마운드는 올 시즌 성적을 토대로 꾸릴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못 봤던 얼굴이 대거 승선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대표팀 마운드는 그동안 대표팀 경험이 풍부했던 투수들과, 경험이 적지만 올 시즌 성적이 좋았던 투수들이 적절히 섞일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공백도 십시일반의 힘으로 메워나가는 수밖에 없다. 다른 왼손투수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 류현진 아우라 어떻게 메우나

WBC 대표팀의 진정한 고민은 따로 있다. 류현진의 공백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류현진의 아우라다. 류현진은 데뷔 후 국가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아시아 팀과의 경기서는 대만전을 확실하게 책임졌었다. 때문에 일본전서는 다른 투수들을 모두 쏟아부어 총력전을 할 수 있었다. 류현진이 일단 나갔다 하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기 때문이다.

류현진으로 인해 다른 투수들의 부하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국제대회를 이끄는 감독들도 선발 배치 고민은 안 해도 됐다. 그간 국제대회서 윤석민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갔던 것도 류현진이란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류현진 등판 경기서는 부담이 적다는 걸 아는 다른 투수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있었다. 그게 바로 류현진 아우라다.

내년 WBC 대표팀은 그러한 아우라를 느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1명이든 12명이든 태극마크를 단 투수들이 똘똘 뭉쳐 전 세계의 강타자들을 뛰어넘는 피칭을 해야 한다.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달리 해석하면 그들에게 호기일지도 모른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행으로 국제대회서 류현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또 다른 스타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 가시화, WBC 대표팀 마운드엔 분명 위기다. 위기 뒤 찬스라는 말. 류중일호는 그걸 입증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류현진, 2009년 WBC 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