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품은 러시아..한국에 실제적 위협?

2012. 11. 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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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 안현수 ⓒ 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위력은 여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각)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서 막을 내린 '2012-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2차대회에서 금메달 4개(남자 1000m 곽윤기·1500m 노진규·여자 1500m 심석희·남자 5000m 계주), 은메달 1개(여자 1500m 조해리), 동메달 2개(남자 1000m 노진규·여자 1000m 조해리)를 따냈다.

세계적으로 나날이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최강국으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성적표로 새삼 주목을 받았다.

한국 선수 외에 큰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러시아로 귀화한 '원조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7·러시아명 빅토르 안). 1차대회 10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 한국 에이스 노진규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명불허전'을 실감케 했던 안현수가 2차대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안현수는 이번 2차대회를 '노메달'로 마치고 말았다.

지난 27일 남자 5000m 계주 예선에서 실격패한 안현수는 이튿날 치러진 1,500m 결승에서 4위로 들어온 데 이어 29일 1000m 준결승 2조 경기에 나서 강호 JR 셀스키(미국·1분26초040), 찰스 해믈린(캐나다·1분26초045)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 획득에 실패하면서 메달권 진입도 하지 못했다.

안현수의 본격적인 국제무대로의 컴백은 지난 시즌 막판. 지금으로부터 약 9개월 전인 지난 2월 러시아 모스크바서 열린 '2011-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에 러시아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했다.

선수로서 몸 상태를 온전하게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안현수는 모스크바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컨디션을 점검하고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인전 대신 단체전인 계주 5,000m에 출전했다. 당시 안현수가 포함된 러시아 대표팀은 한국, 영국, 네덜란드와 함께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전에 나섰다.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한국 대표팀이 조 1위를 예약한 상황에서 러시아 대표팀은 결승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레이스 막판 마지막 1-2바퀴를 남기고 2위를 달리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는 듯했지만, 마지막 주자가 넘어지는 탓에 꼴찌로 내려앉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 러시아 대표팀이 펼친 레이스 내용은 매우 훌륭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그렇다면 안현수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실제적인 위협이 될 수 있을까. 강력하게 '그럴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개인전에서 조차 '팀플레이'가 중요한 쇼트트랙에서 대표팀 전체의 기량이 정상급으로 올라서지 않는 이상, 안현수 개인이 러시아 유니폼을 입었다고 해서 러시아가 소치서 메달을 휩쓸긴 어렵다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대표팀 성장세를 떠올릴 때, 분명 안현수와 러시아대표팀은 향후 한국 쇼트트랙에 실제적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1차대회에서 안현수가 1,000m 2차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한 것 외에도 러시아는 같은 종목 1차 레이스에서 블라디미르 그리고리에프가 1위를 차지했다. 1,500m에서도 러시아 선수들이 4·5위를, 500m에서도 그레고리에프가 4위를 차지했다. 특히, 500m에서 러시아는 한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차대회에서도 러시아는 비록 5,000m계주에서 실격 당했지만 1,500m에서 세멘 엘리스트라토프가 3위, 안현수가 4위에 올랐고, 500m에서 엘리스트라토프가 6위에 올랐다. 안현수 개인도 물론 빠르게 과거의 위용을 되찾고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대표팀 전체적으로도 지난 시즌에 비해 또 한 단계 성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과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쇼트트랙 강국들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는 경기를 펼쳤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러시아 쇼트트랙에 '안현수 효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아직 1년 4개월 정도 남아 있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안현수 효과'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경쟁국들에 크나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러시아 쇼트트랙이 향상된 실력에다 '홈 어드밴티지'라는 날개까지 단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이 미국의 안톤 오노에게 어이없이 금메달을 빼앗기는 과정을 떠올려도 그렇듯, 쇼트트랙은 같은 동작을 놓고서도 심판진의 판단에 따라 실격의 대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잦다.

따라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면, 기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러시아 선수들을 압도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를 떠올릴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나서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팀은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중국 등이 아닌 안현수가 있는 러시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객원기자-넷포터 지원하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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