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원탁회의 세력'은 어떤 나라 만들겠다는 것인가
[동아일보]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가 그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문 후보 측은 "원로들의 주문을 깊이 유념하고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안 후보 측은 "우리 사회 원로들의 기대와 걱정에 대해 이해하고 깊이 새겨듣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탁회의 원로들의 면면과 활동 전력을 살펴보면 과연 두 후보가 경청할 만한 책임감과 무게를 지녔는지 의문이다.
원탁회의의 핵심 멤버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청화 스님,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는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곽노현 후보와 박명기 후보의 단일화를 중재했다. 단일화의 대가로 두 사람 사이에 2억 원이라는 큰돈이 오간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곽 씨는 후보자 매수죄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고 교육감 직을 상실해 재선거를 치르게 됐다. 원탁회의 사람들 중 누구 하나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중심이 돼 2011년 7월 '2012년 선거에서 이겨 2013년 정권을 교체하자'며 만든 조직이 지금의 '희망 2013 승리 2012 원탁회의'다. 원탁회의는 올 4·11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를 중재했다. 통진당은 야권 연대가 이뤄진 덕분에 13석의 의석을 얻어 제3당으로 도약했다. 그 와중에 당내 주사파 세력이 경선 부정을 통해 의회에 입성했으니 주사파의 의회 진출 길을 닦아준 셈이다.
원탁회의는 주요 인사의 전력이 친북(親北)과 종북(從北)을 오가는 집단이다. 청화 스님은 2005년 경기 파주 보광사에 간첩과 빨치산 묘역 조성을 주도한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의 상임고문이다. 함세웅 신부와 김상근 목사는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남북연방제 통일을 주장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지도위원을 지냈다. 전면에 나선 이들 종교인 뒤에는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같은 골수 종북주의자도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2013년 체제'란 무엇인가. 백 교수가 남북 분단 모순과 자본주의 체제 모순의 동시 극복이라는 현학적인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북한의 연방제와 유사한 남북 연합체제다. 원탁회의는 단일화를 중재할 만큼 중립적이지도 않다. 한때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 후보도 원탁회의 멤버였다. 이런 원탁회의가 주선하는 단일화는 오히려 동기의 불순함 때문에 국민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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