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이드] 새누리 표적 安에서 文으로.. 요동치는 '대선 삼국지'

2012. 10. 12. 19: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새누리, 文에 화력집중..安도 공격 거칠어져

[세계일보]대선을 60여 일 앞두고 대선 후보 간 삼각관계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19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출마선언한 이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후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안 후보를 집중공격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어부지리를 누렸다. 10월 중순 들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에게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안보불안 이미지를 덧씌우면서 화력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상호비난을 자제한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문 후보가 두 후보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형세다.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무효화 구두약속' 의혹 등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를 요구하면서 "문 후보는 왜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 있느냐"고 압박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도 "문 후보가 참여정부의 재벌정책 실패를 자인했는데 참여정부의 실패가 이것뿐이냐"고 가세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종훈 의원은 "문 후보가 한·미 FTA에 대해 갈지자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편협되고 폐쇄적 시각"이라고 비난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문 후보 캠프의 제윤경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도둑놈' '기생충' 등 거친 표현으로 비난한 데 대해 "문 후보의 캠프 문화가 저급하다"고 공격한 데 이어 이날도 "쌍욕 막말의 꼴불견 퍼레이드"라고 험구했다.

새누리당이 문 후보를 박 후보의 대항마로 유력하다고 본 것이기 때문인가. 새누리당 관계자는 "문 후보가 대선구도의 상수인 것은 분명하다"며 "안 후보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으므로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큰 문 후보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야권 단일화에서 대통령 후보로 될 것에 대비, 조기에 공격의 표적을 바꿨다는 것이다. 다른 당직자는 "최선의 대선 전략은 박·문·안 삼각구도를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라며 "최근 흐름은 두 야권 후보 간 지지율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인 셈"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서 말하는 '지지율의 균형'은 다자구도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20% 중후반대에서 정체시키고 문 후보의 지지율은 20% 초반대에 묶어 두는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 주도의 후보단일화가 어려워지고 양자 간의 틈새를 벌릴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왼쪽)가 12일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열린 재외국민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해외거주 국민들과 화상 통화를 갖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새누리당이 지지도가 낮은 문 후보를 조기에 표적으로 삼은 것은 2002년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정몽준 후보가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 10월 중엔 정 후보를 향해 'DJ(김대중) 양자' 등의 집중 공세를 폈을 뿐 지지도가 낮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공격을 거의 삼갔다. 정 후보가 10월 하순쯤 지지도의 거품이 꺼지면서 뒤늦게 노 후보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지만 표적이동 과정의 혼선과 실기로 주도권을 놓치고 결국 패배했다.

안철수, 문재인 후보 간 공방이 최근 거칠어진 것도 삼각관계의 유동성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양측은 최근 무소속 대통령의 허실을 두고 감정 섞인 언사를 주고받았다. 문 후보의 '정당후보론'에 대해 안 후보가 "지금 시점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어처구니없다"고 반격하자 문 후보는 "그렇게 험한 말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민주당 쇄신방안을 왜 옆집에 물어보나"라고 지적한 데 대해 "예의에 어긋난 발언"이라고 발끈했다. 두 후보 간 공방이 시작된 것은 단일화를 위한 기선제압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양자 간 말에 감정이 실리는 것은 단일화의 난산을 말해주는 징조라고 할 수 있다. 안 후보가 직접 나서 문 후보에게 쏘아붙인 것은 이례적이어서 이 대목에 주목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마이웨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행복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제원 기자

두 후보 간 단일화 여론조사에선 안 후보가 문 후보에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후보는 추석 후인 10월4일 일시 뒤집었지만 이후 다시 안 후보에게 끌려가고 있다.〈그래픽 참조〉 최근 한 여론조사의 후보 만족도, 충성도 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표가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문 후보는 여론에서 가장 취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안 후보의 협공을 받아 샌드위치 형국이 된 문 후보의 타개책이 궁금해진다.

백영철 정치전문기자 iron100@segye.com

[Segye.com 인기뉴스]

▶ 바로가기[ 사람을 만나다-스마트피플 ] [ 세계 SNS ][ 세계일보 모바일웹 ] [ 무기이야기-밀리터리S ]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 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