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시민단체 러브콜 쇄도.. '싸이의 품격' 대선도 배운다

강민정기자 2012. 9. 2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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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향후 5년의 미래가 결정되는 올 하반기 정치권이 가수 싸이 따라잡기에 한창이다. 정규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한국가수 최초 빌보드 싱글차트 1위라는 역사를 쓴 싸이. 그가 12월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판의 모범이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인을 홀린 일명 '싸이의 품격'을 짚었다.

#언행일치의 품격

싸이는 25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빌보드 차트 1위 공약을 걸었다. 조심스럽게 결과를 낙관한 그는 "웃통을 벗고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추겠다"며 "시청 한복판에 무대를 설치해 시민들과 함께 하면 볼만 하겠다"고 말했다.

공약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싸이는 내달 중순께 미국행(行) 비행기를 타기 전 어떤 방법으로든 실천에 옮길 각오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전 국민적인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싸이의 공약실천 의지를 두고 선거철이면 쏟아지는 대통령 후보자들의 '공수표'를 비꼬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한 게시판에는 "싸이가 대세라고 말춤 패러디하는 정치인들이 많은데 약속 지키는 것도 닮길"(아이디 liky301)이라는 글이 지지를 얻고 있다.

#소통의 품격

귀국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싸이의 '퇴장신'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대에서 단상을 돌아 문 밖으로 나갈 때까지 그는 말춤을 췄다. 민망할 싸이를 위해 관계자들이 배경음악으로 '강남스타일'을 재생했지만 "음악 없이 가야 더 웃기다"며 확실한 팬 서비스를 했다.

그가 '이왕이면 제대로 가자'고 마음 먹은 이유는 싱가포르에서 온 한 취재진의 부탁 때문이었다. "오늘(25일)도 당연히 말춤 추는 거죠?"라는 뜬금 없는 질문에 "기자회견 끝나면 추자"고 합의(?)를 본 것. 당시 현장에 있던 미국 CNN의 한국지사의 한 관계자는 "싸이는 변함이 없다"며 "어떤 무례한 부탁에도 오히려 몸을 낮추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싸이의 이러한 매력에 반한(?) 정치권이나 단체 측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표창을 준다거나 관련 강연을 해달라는 문의도 받고 있지만 모두 거절하고 있다"며 "문화ㆍ연예보다 정치ㆍ경제부로부터 더 많은 전화를 받긴 처음"이라고 전했다.

#B급의 품격

"나는 태생이 B급인 것 같다"며 "비주류 유머, 비주류 언어가 소스라치게 좋다"고 말한 싸이. 그는 비주얼부터 요즘 가요계를 주름 잡는 아이돌과 거리가 먼 비주류가수다. 대세를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가치관이 분명한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 그가 빌보드ㆍUK차트 정상과 뮤직비디오 유튜브 3억대 뷰를 달성한 주류가 됐다. B급을 주류로 만든 신드롬도 요즘 정치권에서 주목하는 현상이다.

최근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발표한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싸이 닮은꼴'로 불리는 모양새다. 국회의원 출신도 아닌 안 원장은 정치권에서 '정치문화 B법'을 구사하는 사람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대변인인 유민영 한림대학교 겸임교수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정치권에서 '강남스타일'로 B급청문화를 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안정치라 표현하면 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OO스타일의 품격

'강남스타일'의 말을 본 따 정치에도 'OO스타일'이란 수식어가 유행처럼 붙고 있다. '오빤 MB(이명박)스타일' '그네(박근혜)스타일' '이장(김두관)스타일' '문재인스타일' 등 패러디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재생산 되고 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한국과 전화통화에서 "정식으로 소속사 측과 협의 끝에 '강남스타일'을 쓰는 게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 나타나는 화제거리다"면서 "우리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남스타일'을 선거유세에 활용하고자 한 이들도 있었다. 소속사의 한 관계자는 "문의는 받았지만 전혀 그럴 생각은 없다"며 "신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든 노래이기 때문에 음악은 음악으로만 둘 생각"이라고 전했다.

강민정기자 eldol@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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