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재단 방문 무산..'박정희그늘' 보듬기는 계속될듯

2012. 8. 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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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전태일재단 방문이 무산됨에 따라 '과거와의 화해'는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박 후보의 광폭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전태일재단을 방문, 자신과 정치적 대척점에 서있는 세력을 껴안겠다는 박 후보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2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얼마전 제주 4ㆍ3평화공원 방문이 (과거사 화해의) 시그널이었다. 그동안 보수정당에서 감싸안지 못한 광주 5ㆍ18, 제주 4ㆍ3, 봉하마을까지 품은 데 이어 전 열사 유족을 찾은 것은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면을 보듬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날 전격으로 일정이 공개된 전태일재단 방문에 대해 정치권은 박 후보가 아버지의 공(功)과 과(過)가 묻어 있는 유신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적극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전태일 열사는 박정희 시대 산업화의 폐해를 분신으로 항거한 인물로, 야권 민주화 세력과 노동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때문에 박 후보가 인혁당 피해자 유족이나 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유족 등 '박정희 정권'의 정치ㆍ사회적 피해자를 찾아 사과의 뜻을 밝힐지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대변인은 방문 무산과 관련해 "큰 아쉬움이 있다. 이번 방문 무산을 통해서 다시 한번 우리사회에 가로놓인 큰 벽과 강을 실감을 한다"며 "새누리당은 이러한 큰 벽과 강을 앞으로도 계속 허물거나 메워서 국민통합을 위해 더 큰 노력과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그러면서 "다만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분이 민주당 현직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민주당도 좀더 열린 자세를 갖고, 국민통합에 대한 노력에 동참해주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애초 박 후보는 이날 전태일 열사를 추모한 뒤 지난 1970년 11월13일 전태일 열사 분신자살 당시 바로 옆에 있었던 김영문씨와 청계피복노조위원장 출신인 최종인·이승철씨와 면담할 계획이었다.

시민단체와 쌍용차 노조원들이 입구를 봉쇄해 발길을 돌린 박 후보는 청계천 6가에 있는 '전태일 다리'를 걸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전태일 다리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의 노제와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영결식 등이 치러진 곳이며 야권 인사들이 공직 출마를 할 때마다 찾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한편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이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전순옥 의원은 이날 박 후보의 전태일 재단 방문에 대해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박 후보가 좋은 취지로 재단을 방문하는 것이겠지만 이나라 노동의 현실은 그렇게 쉽게 개선될 수 없을 만큼 문제 투성이가 돼버렸다"며 "현재의 노동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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