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쿠키 건강] 아주대병원이 한 번의 로봇수술로 자궁내막암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한 고도비만 환자를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아주대병원 로봇수술팀(외과 한상욱·김욱환 교수, 산부인과 백지흠 교수)은 최근 자궁내막암, 위점막하종양, 담낭결석을 동반한 만성담낭염으로 진단받은 고도비만 환자에 대해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16일 밝혔다.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 김모씨(32·여)는 키 163cm, 몸무게 94kg, 체질량지수(BMI) 35.3kg/㎡의 고도비만 환자(정상 체질량지수 20~24kg/㎡)로, 21세 때 비만으로 진단 받았다. 이후 김씨는 10년간 비만 상태를 유지하다가 최고 109kg까지 체중이 늘었고, 몇 차례의 다이어트와 운동 시도에도 불구하고 요요현상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안면마비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고 대사증후군과 당뇨, 고혈압 진단을 받은 후 고혈압약 복용과 인슐린 주사를 시작했다. 이후 하혈이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나 검사 결과 자궁내막암 판정을 받았고, 자궁내막암 수술을 위한 검사에서 위점막하종양과 만성담낭염이 발견돼 자궁내막암, 위점막하종양, 담낭결석을 동반한 만성담낭염을 진단받았다.

아주대병원 한상욱 교수팀은 자궁내막암, 위점막하종양, 만성담낭염은 물론 고혈압과 당뇨 합병증을 불러온 비만까지 한 번에 치료하기로 하고, 환자가 젊고 여성인 점을 감안해 외상과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로봇수술을 시행키로 결정했다.

수술은 환자의 복부에 5개의 구멍을 통해 로봇팔을 이용한 위쐐기절제술, 위소매 절제술, 담낭절제술, 자궁내막암 병기설정술 순으로 시행됐다. 우선 한상욱 교수가 위점막하종양을 '위쐐기절제술'로 제거(이 종양은 조직검사상 실제 근육종으로 확진됐다)하고, 이어 위를 가느다란 튜브 모양으로 만들어 기존의 20% 정도로 위의 용량을 줄이는 '위소매절제술'을 시행했다.

이어 같은 구멍을 이용해 외과 김욱환 교수가 '담낭절제술'을 시행했고, 마지막으로 산부인과 백지흠 교수가 같은 구멍을 이용하되 로봇팔의 위치만 변경해 자궁절제술 및 골반, 대동맥 주위 림프절박리술을 시행하고 질을 통해 절제한 위점막하종양, 위, 담낭 및 자궁을 한꺼번에 꺼냈다.

이로써 김씨는 복부에 절제된 조직 제거를 위한 별도의 절개창을 내는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절제된 조직을 깨끗하게 제거됐고, 수술 후 환자의 복부에는 절개창이 없이 7~12mm 상처 5개만 남게 됐다.

현재 환자는 수술 후 빠른 속도로 회복돼 10일 만에 퇴원했다. 퇴원 시 체중은 수술 전에 비해 7kg이 줄었고, 퇴원 후 23일이 경과한 시점에서는 식사에 잘 적응한 상태로 체중이 11kg까지 감소했다.

한상욱 교수는 "이 환자는 로봇수술을 통해 근육종과 담낭을 제거해 위의 종양과 만성담낭염을 해결했고, 위를 80% 정도 절제했기 때문에 식사량이 줄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정상체중에 도달하는 체중 감소가 예상된다"며 "동시에 비만의 합병증인 당뇨와 고혈압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